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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스웨덴 잠수함, 로널드 레이건 반복 침몰 성공…AIP 기술로 2주~3주 잠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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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시큐리티저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198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서 캐나다 디젤-전기 잠수함이 미 항공모함을 '격침'한 사례를 다시 조명했다. 이 매체는 산소 공급 없이 추진하는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잠수함 기술 확산으로 이런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8000만 달러 잠수함, 55억 달러 항모 침몰시켜
1981년 대규모 나토 훈련에서 캐나다 오베론급 디젤-전기 잠수함이 항공모함 USS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모의 어뢰로 '침몰'시켰다. 이 잠수함 건조비는 8000만 달러(약 1149억 원)에 불과했으나, 목표물인 항공모함은 55억 달러(약 7조8900억 원) 이상 가치를 지닌 미 해군 핵심 전력이었다.
더 충격적인 사례는 2005년 일어났다. 스웨덴 고틀란드급 잠수함은 미 해군 훈련에서 1억 달러(약 1430억 원)로 건조된 선박으로 60억 달러(약 8조6100억 원)짜리 USS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을 여러 차례 '격침'했다. 미 해군은 이 충격적 결과를 받아들여 2005~2007년 2년간 고틀란드함을 빌려 대잠전 훈련을 벌였다.
일주일 이상 잠수 가능한 AIP 기술
이런 성공의 핵심은 AIP 기술이다. 기존 디젤-전기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매일 수면 가까이 떠올라 스노클링을 해야 하는데, 이때 탐지될 위험이 크다. 반면 AIP를 단 잠수함은 스털링 엔진이나 연료전지로 조용히 전기를 만들면서 저속으로 일주일 이상 물속에 잠긴 채 작전한다.
내셔널시큐리티저널은 "알맞은 조건에서 재래식 잠수함은 핵잠수함이 펌프와 냉각 장치를 돌릴 때보다 훨씬 조용하다"며 "숨어서 듣고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 많은 사냥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 해군은 AIP를 단 위안급(039A형) 잠수함 20척을 배치했고, 이들은 대함 미사일과 어뢰로 무장했다. 튀르키예는 올해 들어 AIP를 갖춘 국산 잠수함 건조를 시작했다. 러시아, 프랑스, 독일, 스웨덴도 저마다 AIP 잠수함을 운용하거나 수출한다.
항모 타격단, 다층 방어에도 취약점 존재
그렇다면 현대 항공모함 타격단은 무방비 상태일까. 내셔널시큐리티저널은 "항공모함 타격단은 한 척 배가 아니라 겹겹이 쌓인 방어망"이라고 설명했다. 구축함과 순양함은 민감한 견인 음탐기를 운용하고, 헬리콥터는 능동 소나를 내리며, P-8A 포세이돈 같은 초계기는 넓은 수중 음파탐지기 네트워크를 펼친다.
그러나 이 매체는 "방어 빈틈을 파고든 잠수함, 즉 무기 사거리 안에서 들키지 않고 다가온 잠수함은 몇 분 만에 악몽을 만든다"고 경고했다. 특히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처럼 암초와 해류가 복잡한 얕은 바다에서는 소리가 구부러지고 층을 이뤄 AIP 잠수함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한국 해군, 3주 잠수 가능한 3000t급 독자 개발
한국 해군도 일찍부터 AIP 기술 중요성을 알았다. 1800t급 손원일급 잠수함 9척은 독일 214급을 바탕으로 AIP를 달아 2주간 잠수 작전을 한다. 현무 순항미사일을 실어 지상 공격 능력도 갖췄다.
여기서 더 나아가 3000t급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은 국내 독자 설계로 지어 2021년 실전 배치했다. 이 잠수함은 개선한 연료전지 AIP로 거의 3주 동안 물속 작전이 가능하고,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직 발사 장치를 갖춰 전략 타격 능력을 보유했다. 한국은 이로써 3000t급 이상 잠수함을 스스로 개발한 세계 8번째 나라가 됐다.
미 해군 전문가들은 "해저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더 위협적이며, 더 예측하기 어렵다"며 "항공모함이 여전히 중요하나, 그들을 노리는 침묵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AIP 잠수함 확산은 해상 전력 균형에 근본 변화를 예고한다는 평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