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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사업 '돌출 변수' 등장...한화에 큰 부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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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사업 '돌출 변수' 등장...한화에 큰 부담되나?

한화오션 KSS-III, 설계 대폭 수정 불가피 지적 나와
수직발사관 10개·북극 작전 능력 논란…독일 TKMS와 110조원 규모 최종 대결
마크 카니 총리가 2025년 8월 26일 화요일 독일 킬의 잠수함 건조 시설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둘러보며 정비 중인 212A급 잠수함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캐나다 언론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총리가 2025년 8월 26일 화요일 독일 킬의 잠수함 건조 시설인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둘러보며 정비 중인 212A급 잠수함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캐나다 언론
캐나다가 최대 12척 규모로 추진하는 잠수함 교체 사업에서 한화오션의 KSS-III 잠수함이 캐나다 해군 요구조건을 맞추려면 상당한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캐나다 프레스는 28(현지시각) 디펜스 리포트의 스튜어트 웹 분석가 보고서를 인용해 캐나다 정부가 경제 이익을 앞세우면서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스(TKMS) 두 후보 업체가 제안한 잠수함 사이의 본질 차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오는 30일 한국 거제도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하기 불과 며칠 전에 나왔으며, 다음 달 4일 오타와에서 주요 해양방위산업 콘퍼런스가 열리기 일주일 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카니 총리는 지난 826일 독일 킬에 있는 경쟁사 TKMS 조선소를 이미 둘러봤다.

경제 논리 대 군사 작전 적합성 갈등


웹 분석가는 "캐나다 정부가 왕립 해군 요구나 평생 지원 비용보다 경제와 일자리에 도움 되는 제안을 더 좋아할 것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이는 위험한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잠수함을 둘러싼 정치 논의가 평생 지원 질, 수직발사 능력 확보 여부, 해군 요구에 맞춘 설계 손질 범위 같은 핵심 기술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제 212CD형은 잠수함 사냥에 특화한 소형 함정인 반면, 한국 KSS-III는 재래식 탄두를 실은 탄도미사일 잠수함으로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웹은 설명했다. "두 개의 다른 잠수함이고, 두 개의 다른 외교정책이며, 두 개의 다른 작전"이라는 것이다.

캐나다는 2035년까지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바꿔야 하는 처지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8월 한화오션과 TKMS를 마지막 적격 공급자로 뽑았으며, 계약 규모는 600~1,000억 캐나다달러(66~1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수직발사관 10, 캐나다엔 '과잉 무장' 제기


보고서가 제기한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는 KSS-III에 실린 수직발사 체계(VLS). KSS-III는 한국산 현무-4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쏠 수 있는 10개 수직발사관을 갖췄다. 이는 캐나다 해군이 지금 쓰지 않는 능력으로, 새 미사일 체계 도입과 관련 예산,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논란거리다.​​

웹 분석가는 "바다에서 땅을 치는 능력은 한국이 중국 및 북한과 맞서 억지력을 세우려는 동북아시아에서는 매우 합리적이지만 캐나다에는 쓸모가 떨어지며 오히려 비용을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캐나다가 토마호크 같은 다른 동맹국 미사일을 탑재하려면 잠수함 설계를 고쳐야 하며, 이는 NATO 동맹국과 함께 쓰기를 바라는 해군 처지에서 '캐나다화(Canadianization)'에 더욱 약해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웹은 "최대 12척 잠수함이 저마다 10개 수직발사 미사일 체계를 갖추면 모두 120발 미사일과 예비 재고가 필요하다""무기 기술자들을 가르쳐서 이 미사일 평생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미사일들은 퇴역을 기다리며 발사관에 그냥 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32년 첫 인도 대 NATO 상호운용성 경쟁


한화오션은 빠른 인도 일정을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운다. 한화 글로벌 디펜스의 마이클 콜터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캐나다 언론 인터뷰에서 "2026년 계약을 맺으면 2032년 첫 잠수함을 넘기고 2035년까지 4척을 넘길 수 있다""그 뒤 해마다 1척씩 넘겨서 2043년까지 12척 전체를 마칠 수 있다"고 밝혔다. 빅토리아급을 일찍 퇴역시킴으로써 약 10억 캐나다달러(1조 원) 손질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KSS-III 배치-II는 배수량 3,600(수상), 길이 89.4m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연료전지 바탕 공기불요추진(AIP) 체계를 합쳐서 3주 넘게 물속 작전이 가능하다. 한국 해군은 지난 22일 첫 배치-II 잠수함인 장영실함(SS-087)을 물에 띄웠다.​​

반면 독일 212CD형은 독일(6)과 노르웨이(4)가 함께 개발하는 3,000톤급 잠수함으로, 다이아몬드 모양 선체와 X형 방향타로 숨기와 얕은 바다 작전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아직 어느 해군도 실전 배치하지 않은 시제품이며, TKMS2035년 앞서 1척만 넘길 수 있다고 밝혔다.

북극 얼음 밑 작전과 NATO 통합 운용이 변수


캐나다는 새 잠수함이 북극 얼음 밑에서 몇 주간 작전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웹 분석가는 "캐나다가 한화 KSS-III 첫 국제 구매자가 될 가능성이 크며, 폴란드에도 제안하지만, 북극 환경에서 계속 쓰려면 설계 변경이 필요한지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북극은 배에 가혹한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212CD형은 독일과 노르웨이가 비슷한 바다에서 쓸 예정이어서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설계 문제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NATO 표준 전투 체계인 ORCCA를 받아들여서 캐나다 NATO 통합이 쉽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독일이 캐나다에 부품 제작이나 온전한 건조까지 현지 조선소에서 해낼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역시 양 해안에 2개 잠수함 손질 시설을 짓고 탱크, 로켓, 곡사포 같은 것을 만드는 제조시설을 캐나다에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기간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찾아 KSS-III를 직접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계약 결정은 내년 말 또는 2026년 초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