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4년 만에 자체 개발 완료, 해외 수입 의존 탈피…방산 수출 신규 품목 육성 기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29일(현지시각) 보도에서 방위사업청이 지난 28일 대전 풍산기술연구소에서 착수보고회를 열고 총 사업비 3080만 달러(약 438억 원)을 투입해 2028년까지 76mm 철갑고폭탄을 양산하는 계획을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으로 생산되는 탄약은 국방기술품질원의 품질 검사를 거쳐 2026년부터 해군에 차례로 인도된다. 방사청은 윤영하급 고속함과 참수리급 고속정 등 연안 방어를 맡은 고속전력에 먼저 배치한다.
이미지 확대보기충격지연신관 장착으로 적 함정 내부 파괴력 높여
방사청에 따르면, 이번에 양산되는 76mm 철갑고폭탄은 적 함정의 선체를 관통한 뒤 짧은 지연 시간을 거쳐 내부에서 폭발하는 충격지연신관을 쓴 게 핵심이다. 기존 고폭탄이 표면 충돌 즉시 폭발하는 것과 달리, 철갑고폭탄은 선체 내부 깊숙이 파고든 뒤 작동해 화력통제체계와 동력장치, 지휘장비 등 함정 핵심 시설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업계에서는 북한이 최근 이란제 76mm 함포를 자국 함정에 장착하면서 서해와 남방한계선 일대 연안 해역에서 한국 해군이 유지한 사거리와 화력 우위가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철갑고폭탄 배치로 대응 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76mm 함포는 윤영하급과 참수리급의 주력 무장 체계"라며 "철갑고폭탄 도입으로 고속정 전력의 실질 타격 능력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수입품에서 자체 개발로 전환…방산 수출 기반 구축
풍산은 2019년 국내 개발에 나선 지 약 4년 만에 개발을 마치고 지난해 8월 방사청의 양산계획 승인을 거쳐 이번에 본격 생산 단계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이 등급 철갑고폭탄을 해외 제조사에서 수입해 썼으나, 이번 국산화로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한다.
방사청은 자체 기술로 76mm 철갑고폭탄을 개발하고 양산 체제까지 구축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철저한 사업 관리를 통해 군에 성공리에 인도하고 방산 수출에도 이바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산 전문가들은 이번 국산화가 단순히 수입 대체를 넘어 수출 기반 확보란 측면에서도 뜻이 크다고 본다. 한국 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 방산 수출액 240억 달러(약 34조 1300억 원)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76mm 함포는 전 세계 해군의 고속함과 초계함에 널리 쓰이는 무기 체계인 만큼, 국산 철갑고폭탄도 앞으로 K9 자주포와 K2 전차 등과 함께 수출 품목으로 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 방위산업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불안정 등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빠른 납기와 검증된 성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방산 4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방사청은 이번 76mm 철갑고폭탄이 2026년부터 해군에 본격 인도되면 서해와 남방한계선 등 분쟁 수역에서 한국 해군의 해상 타격 능력과 억제 태세가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