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Z세대, 해고 바람에도 ‘워라밸’ 고수…충성 대신 성과 중시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Z세대, 해고 바람에도 ‘워라밸’ 고수…충성 대신 성과 중시

지난해 6월 18일(현지시각) 출근 시간대에 미국 뉴욕 미드타운 거리를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6월 18일(현지시각) 출근 시간대에 미국 뉴욕 미드타운 거리를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기업들의 감원 확산과 채용 둔화 속에서도 Z세대 근로자들이 여전히 일과 삶의 균형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무후무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거치며 확산된 재택근무 문화와 세대 간 가치관 차이가 이같은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퇴근 뒤엔 이메일 확인 안 해요”

WSJ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소재 광고회사의 직원 다마리언 벤턴(24)은 “오후 5시 이후엔 노트북을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해진 근무 시간이 끝난 뒤에는 업무를 일절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휴스턴의 안과 병원 리셉셔니스트 니아 조지프(27)도 출근을 앞둔 일요일 밤 늦게까지 모임에 참석하며 “이제는 일이 삶을 지배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뉴저지주 쇼트힐스에서 일하는 KPMG의 감사 담당 직원 제시카 모란(24)은 평일 저녁 피클볼 연습 시간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미리 상사에게 알린다.

◇“성과로 평가받길 원해”

조직 컨설팅 전문업체 에토스이노베이션의 마르시 메리먼 창업자는 “X세대는 불확실할수록 더 열심히 일하는 반면, Z세대는 투입 노력보다 결과로 평가받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9시간으로 2019년 44.1시간보다 줄었으며 35세 미만 근로자가 이같은 감소 추세를 주도했다. 또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가 지난여름 인턴 1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다수가 급여보다 ‘워라밸’을 직장 선택의 최우선 기준으로 꼽았다.

◇ “회사 충성은 돌아오지 않는다”

최근 잇따른 해고 사태는 Z세대에게 ‘회사 충성은 보상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화시켰다고 WSJ는 분석했다.

벤턴은 과거 홍보회사 인턴 시절 병이 나도 야근을 이어가다 결국 울음을 터뜨린 경험을 계기로 유급휴가 사용과 근무시간 경계를 명확히 두게 됐다. 그는 “지금은 퇴근 후엔 설명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지프는 부모 세대가 일에 소모된 모습을 지켜보며 “일이 나를 자유롭게 하지 않으니 스스로 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