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지던 ‘인력 확보’ 전략을 중단하고 감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이 ‘인력 확보’를 통해 직원을 붙잡아왔지만 최근 경기 둔화와 비용 부담으로 이같은 관행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력 확보’란 인재 부족을 우려해 불확실한 시기에도 인원을 유지하거나 줄이지 않는 경영 전략을 말한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 타깃, UPS, 메타플랫폼스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몇 주간 수만 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이번 주 1만4000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혔고 UPS는 경영·운영 부문에서 4만8000개 일자리를 줄였다고 발표했다. 타깃은 1800명 규모의 본사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RSM의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990년대처럼 불필요한 인력을 줄이는 분위기로 돌아가고 있다”며 “당시엔 감원을 ‘성과 개선의 신호’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감원에 나서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도입에 관한 기대감과 관세 부담, 수익성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WSJ는 “노동비용은 기업의 가장 큰 지출 항목”이라면서 “관세 인상과 경기 둔화 속에서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손쉬운 비용 절감 수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기간 급증했던 인력 규모를 되돌리는 흐름도 뚜렷하다.
아마존의 직원 수는 2019년 말 약 80만명에서 2024년 말 150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타깃의 마이클 피델케 신임 CEO는 내부 메모에서 “의사결정을 늦추는 불필요한 중복 구조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감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감원 발표 당일 타깃 주가는 소폭 상승했고, UPS 주가는 실적 발표와 함께 8% 급등했다.
고용 시장도 코로나19 사태 직후와는 달라졌다. 2023년 4월 3.4%까지 떨어졌던 미국의 실업률은 8월 기준 4.3%로 올랐다. 미시간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향후 1년 내 실업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기업들이 감원에 나서면 고용 증가세가 이미 둔화된 상황에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8월 기준 미국의 신규 고용은 2만2000명에 그쳤다.
페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제드 콜코 선임연구원은 “대규모 감원 발표가 고용시장 전체의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 공개가 지연되면서 전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최신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도 “고용주들이 수요 둔화, 불확실성, AI 투자 증가 등을 이유로 감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