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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광풍, 3600억 달러 '돈 잔치'... 美 저소득층 식량 지원 4년분 규모에 맞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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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광풍, 3600억 달러 '돈 잔치'... 美 저소득층 식량 지원 4년분 규모에 맞먹어

빅테크 4개 기업,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금 투입... 엔비디아 시총 5조 달러 돌파, 전력 소모는 미국 주택 3분의 1 수준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 규모가 상상을 초월해 경제적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 규모가 상상을 초월해 경제적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미지=GPT4o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 규모가 상상을 초월해 경제적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7(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이 보도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네 개 거대 기술 기업이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컴퓨터 칩 확보 등 대형 프로젝트에 최근 1년 동안 약 3600억 달러(5248200억 원)를 공동으로 지출했다는 자체 재무 공시 분석 결과를 밝힌다.

이는 미국 연방 정부가 4200만 명의 국민에게 해마다 900억 달러(1312100억 원) 넘게 지원하는 저소득층 식량 지원 프로그램 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예산을 4년간 지급할 수 있는 액수와 맞먹는다. 보도는 마크 저커버그, 젠슨 황, 샘 올트먼 같은 업계 주요 인물들이 "돈을 타오르는 화로에 삽으로 퍼 넣는" 듯한 광적인 투자 열풍을 지적하며, 이 자금의 크기가 너무 거대해서 숫자의 의미를 잃을 정도라고 강조한다.

최근 정부 셧다운으로 SNAP 지원금 지급이 불투명해진 상황에 이 천문학적 AI 지출 규모를 대비하며, 해당 보도는 AI 투자 광풍의 비현실성을 분명하게 지적한다.

글로벌 기업 가치 상위권, AI 기업이 싹쓸이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1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AI 개발을 선도하는 네 개 빅테크 기업이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컴퓨터 칩, 장비 확보 등 대형 프로젝트에 약 3600억 달러를 공동으로 지출했다고 자체 재무 공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보도했다.

막대한 AI 투자가 가능한 이유에 관해 구글의 사례를 들었다. 구글이 지난 2025년 광고 매출로 벌어들인 2120억 달러(309조 원)는 텍사스주가 세금, 연방 정부 지원, 토지 수입 등 모든 재원을 합해 1년 동안 거두는 총수입보다 많은 액수이다. 이들 기업이 돈을 매우 많이 벌기 때문에 이처럼 엄청난 지출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를 중심으로 하거나 AI와 연관된 미국 거대 기업들이 세계 최고 기업 가치 순위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집계에 따르면,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브로드컴, 메타, 테슬라 등 8개가 AI 중심 또는 AI 관련 미국 기업이다.

이들 8개 거대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23조 달러(33500조 원)에 이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금액이 JP모건, 월마트, 비자, 엑슨모빌 등 부유한 기업들을 포함한 시가총액 순위 다음 96개 미국 상장사의 가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컴퓨터 칩 제조사 엔비디아는 지난주 역사상 처음으로 주식시장 가치 5조 달러(7289조 원)를 달성했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 홍콩, 인도 5개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의 전체 주식시장 가치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지난 7일 아침 기준으로 44000억 달러(6414조 원)로 다소 하락했다.

AI 데이터센터, 미국 주택 3분의 1에 맞먹는 전력 소모 전망


AI 관련 시설이 건설하는 규모와 전력 소비 예측치 역시 비현실적인 수준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가 보도한 바클레이스 투자은행의 최근 분석 자료를 보면, 현재 계획되거나 건설하고 있는 AI 구동용 데이터센터가 최대한 가동될 경우 소비하는 전력량은 미국 내 4400만 가구가 쓰는 전력량과 비슷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 인구조사국이 2024년 추정한 전국 주거용 주택 수의 거의 3분의 1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한편 엔비디아가 올가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145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금액은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뉴욕의 지난 회계연도 정부 지출(1180억 달러, 172조 원)과 거의 비슷한 규모다. 뉴욕의 지출은 경찰, 소방, 법원, 공립학교, 병원, 사회 서비스, 공원 등 850만 명 시민을 위한 항목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월가에서는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잠재력 덕분에 이러한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막대한 자본과 자원이 투입되는 현 상황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한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한 교수는 "기술 발전 속도와 자금 투입 규모가 전례가 없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이러한 추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