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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마하 2 '해궁' 등 첨단 유도무기로 254억 달러 아세안 방산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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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마하 2 '해궁' 등 첨단 유도무기로 254억 달러 아세안 방산 시장 정조준

‘K-방산’ 핵심 키워드 ‘다영역 무기 체계’…태국 방산전서 ‘해·공·지’ 전력 공개하며 수출 30개국 목표 달성 시동
태국 국방 및 안보 1 엑스포에 있는 ‘LIG Nex2025 부스’. 사진= LIG넥스원이미지 확대보기
태국 국방 및 안보 1 엑스포에 있는 ‘LIG Nex2025 부스’. 사진= LIG넥스원
LIG넥스원이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박람회에서 해상, 공중, 지상을 아우르는 미사일 시스템을 선보이며, 특히 고속 레이더 유도 미사일과 첨단 수중 무기를 통해 다중영역 타격 능력을 과시하며 아세안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11(현지시각) 넥스트젠 디펜스가 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안보 불안 심화와 미··러의 공백 속에서 성장하는 아세안 방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한국 방위산업의 전략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상 방위 핵심 해궁·해성·청상어성능 부각


LIG넥스원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방콕에서 열리는 국방 및 안보 2025’ 박람회에 참가해 주력 유도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특히, 함정을 보호하도록 설계된 해궁 지대공 미사일은 고속 요격 능력을 강조했다. 레이더와 적외선 시커를 장착한 해궁은 마하 2(시속 약 2,470km)의 속도로 20km 떨어진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함대함 전투의 핵심인 해성 대함 미사일도 주목받는다. 이 아음속 미사일은 레이더 탐지를 피하며 수면 위를 스치듯 비행하는 해상 스키머(sea skimmer)로 제작됐으며, 최대 150km 떨어진 표적을 타격하도록 개발됐다. LIG넥스원은 과거 해성이 실사격 시험에서 "100% 명중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중 전력으로는 청상어 경량 어뢰를 전면에 내세웠다. 잠수함에 대한 신속 타격 능력을 갖춘 청상어는 함정이나 헬리콥터에서 발사할 수 있으며, 얕은 수심에서 최대 45노트(시속 약 83km)의 속도로 작전한다. 2029년까지 미끼 대응 능력과 수중 성능을 향상한 개량형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아세안 지역의 잠수함 전력 강화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육군·공군 현대화 이끌 청궁 III, 형궁 등 첨단 무기 라인업


LIG넥스원은 해상 전력 외에도 육군과 공군의 현대화에 기여할 첨단 유도무기를 선보였다.

청궁 III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은 기존 천궁-(고도 15~20km)보다 2배 높은 고도에서 탄도탄 요격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다기능 레이더와 이동식 발사대를 갖춰 탄도 및 공기역학적 표적에 유연하고 정밀하게 대응하는 체계다. 군 당국과 방산업계 분석에 따르면, 청궁 III는 탐지 및 추적 범위를 넓히고 다표적 동시 대응 능력을 강화해 고도화된 탄도탄 위협에 대응할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MD)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보병 휴대용 형궁 3세대 대전차 미사일도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주야간 운용이 가능하도록 육안 및 열화상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전차의 반응장갑을 관통할 수 있는 이중성형작약탄두(탠덤 탄두)로 무장했다. 형궁은 무게 13kg 정도로 보병 휴대가 용이하고, 발사 후 표적을 스스로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방식을 채택해 사수의 생존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신 전차의 방호력 발전과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대한 대응책으로 해석된다.

··러 공백이 만든 ‘K-방산의 아세안 골든타임


LIG넥스원의 다영역 무기 전시는 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성장하는 아세안 방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방위산업 시장 규모는 2024140억 달러(205300억 원)에서 2032년에는 254억 달러(3725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6~8%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은 남중국해 문제와 사이버 공격, 드론 위협 등 다층적인 안보 위험이 심화하면서 역내 국가들이 자주국방 노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남중국해 분쟁의 당사자라는 정치적 한계와 일부 장비의 품질 문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금융 제재와 부품 수급난으로 전통적 고객인 베트남 등에서 입지가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중심의 안보 질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아세안 국가들이 새로운 방산 파트너를 모색하는 가운데, 한국의 첨단 방산 제품이 가격과 성능 면에서 매력적인 대안으로 부상한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LIG넥스원이 해··지 전 영역에 걸친 미사일 체계를 태국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 같은 시장 변화를 정확히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