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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NG 시장, 2026년 대규모 공급 과잉 직면…가격 하락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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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NG 시장, 2026년 대규모 공급 과잉 직면…가격 하락 불가피

美, 카타르발 신규 공급 폭증…수요 증가율 압도하며 시장 구조 재편 전망
아시아 수입국 및 유럽에 '희소식'…국내 LNG 시장에도 영향 촉각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사진=로이터
글로벌 LNG(액화천연가스) 시장이 2026년 말부터 대규모 공급 과잉에 직면하면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카타르의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 가동이 가속화되면서, 향후 2년간 LNG 공급 증가가 전 세계 수요 증가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특히 가격에 민감한 아시아 수입국과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 국가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전망이라고 17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 프라이스가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2026년 말부터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것이며, 이는 현물 LNG 가격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의 LNG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에너지정보청(EIA)의 최신 단기 에너지 전망(STEO)에 따르면, 미국의 LNG 수출은 2025년에 25%, 2026년에 10% 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이지애나의 Plaquemines LNG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빠르게 수출을 늘리면서 이러한 증가세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연례 세계 에너지 전망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LNG 공급량이 50% 급증할 것이며, 신규 용량의 약 절반이 미국에서 나올 것으로 추정했다.
쉐브론(Chevron)의 CEO 마이크 워스(Mike Wirth)는 블룸버그 TV에서 "수요가 흡수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공급이 시장에 유입되는 기간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현물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드 맥켄지(Wood Mackenzie)의 LNG 전략 및 시장 개발 책임자인 크리스티 크레이머(Kristy Kramer) 역시 전례 없는 미국 LNG 개발 모멘텀이 장기간의 공급 과잉 위험을 제기한다고 분석했다.

LNG 가격 하락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와 같은 아시아의 가격 민감 구매국들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는 더 저렴해진 LNG를 바탕으로 수요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경우, 2027년부터 러시아산 가스 및 LNG 금지를 결정한 EU에게 이번 공급 과잉은 에너지 안보와 예산 측면에서 매우 환영할 만한 소식이 될 전망이다. EU는 러시아 가스 수입 중단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더 많은 LNG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EU가 기업 지속 가능성 실사 지침(CSDDD)을 통해 LNG 수입에 추가 장벽을 둘 경우, 2027년부터 LNG 수입업자들이 EU에서 물량을 우회해야 할 수도 있어 공급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 세계 LNG 공급량은 올해보다 10.2% 증가하여 내년에는 4억 7,5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LNG 수입국인 한국의 연간 총 수요와 맞먹는 수준이다. 공급 증가는 궁극적으로 국내 LNG 도입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이머는 새로운 공급 물결이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펀더멘털을 만났다고 평가하며, 유럽의 LNG 수요가 러시아 의존도 탈피로 인해 증가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펀더멘털 역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가격 하락은 LNG의 경제성을 높이고 잠재적으로 수요 증가의 다음 단계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북반구의 겨울철 수요로 인해 현물 LNG 가격이 상승할 수 있지만, 유럽이 겨울에 가스 매장량을 고갈시키지 않고 2026년 하반기까지 러시아 LNG 없이 많은 양의 LNG를 채울 필요가 없다면, 2026년 하반기에는 가격의 실질적인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글로벌 LNG 시장의 대변동이 임박하면서, 각국의 에너지 전략과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