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급 '8000Mb/s DDR5' 전격 공개…11개월 만에 저가형서 초고성능 변신
"설계 격차 1년, 공정은 3년"…내년 삼성 생산량 40% 물량 공세로 '메모리 치킨게임' 예고
"설계 격차 1년, 공정은 3년"…내년 삼성 생산량 40% 물량 공세로 '메모리 치킨게임'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제재 비웃듯…삼성 턱밑까지 쫓아온 8000Mb/s
29일(현지 시각) 디지타임스와 외신에 따르면, CXMT는 베이징 'IC 차이나 2025'에서 차세대 DDR5 및 LPDDR5X D램을 전격 공개했다. 단순한 시제품이 아니다. 데이터 처리 속도 8000Mb/s(메가비트/초), 단일 칩 용량 24Gb(기가비트)를 구현했다. 이는 직전 세대(6400Mb/s) 대비 성능을 25%나 끌어올린 것으로, 현재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과 동등한 사양이다. 최신 서버와 PC CPU가 요구하는 하이엔드 스펙을 완벽히 충족한다.
충격적인 것은 속도다. 2024년 말까지 중저가 DDR4 양산에 머물던 CXMT가, 2025년 초 프리미엄 제품 개발로 선회한 지 불과 1년도 안 돼 성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속도"라며 "사실상 한국 기업의 기술 로드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K-반도체의 피눈물…"기술자 1000명이 격차 지웠다"
이로 인해 한국이 자랑하던 '초격차' 공식은 흔들리고 있다. 동아시아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의 EUV(극자외선) 장비 규제 덕분에 한국이 여전히 '약 1년'의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지만, 일부 한국 학계에서는 "기술 격차가 사실상 소멸했다(Almost Disappeared)"는 비관론까지 제기한다.
다만, 양산 능력까지 검증된 것은 아니다. 반도체 분석 기관 테크인사이트(TechInsights)는 최근 중국 글로웨이 모듈에 탑재된 CXMT의 16나노급 DDR5 칩을 분석한 뒤 "삼성·하이닉스 등 선두 그룹과 여전히 3년 정도의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셀 크기를 줄이며 16나노 공정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수율과 원가 경쟁력 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그러나 격차가 1년이든 3년이든,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점은 명백한 팩트다.
87조원 시장 정조준…물량 공세 시작된다
더 큰 공포는 기술이 아닌 '물량'에서 온다. CXMT는 2026년부터 해당 칩의 대량 양산을 예고했다. 당장 2025년 월간 웨이퍼 투입 목표량은 27만 장이다. 이는 글로벌 1위 삼성전자(약 64만 장)의 42%, 2위 SK하이닉스(약 51만 장)의 53%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과잉을 유발해 가격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2024년 양사의 합산 매출 중 중국 비중은 23.7%, 금액으로는 87조 3000억 원(596억 달러)에 달한다. CXMT는 이번 신제품이 "외산 메모리의 대체재"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의 '애국 소비(궈차오)' 기조와 맞물려 한국 기업의 중국 내 매출 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 YMTC가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일본 키옥시아(14%)를 위협하고 있다.
EUV 없는 '3D D램'…최후의 승부처
중국의 다음 타깃은 203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3D D램'이다. 현재의 평면 D램 미세화는 EUV 장비가 필수적이라 중국에 불리하지만, 셀을 수직으로 쌓는 3D D램은 EUV 의존도가 낮다. 전문가들은 3D D램 시대가 열리면 미국의 장비 규제 효과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풍부한 자본과 인력을 갖춘 중국이 3D D램 전환기를 틈타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디지타임스는 "중국 D램 섹터의 급성장은 명백한 상수"라며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 탈취 논란 속에 좁혀진 격차, 그리고 다가오는 물량 공세. K-반도체는 지금 30년 패권을 지키느냐, 내어주느냐의 기로에 섰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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