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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 2.0’ 나온다…알약·한달 1회 주사로 체중 감량 더 강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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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 2.0’ 나온다…알약·한달 1회 주사로 체중 감량 더 강력해져

오젬픽. 사진=노보 노디스크이미지 확대보기
오젬픽. 사진=노보 노디스크

체중 감량 치료제 ‘오젬픽’의 차세대 버전이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주사 대신 알약으로 복용하거나 한 달에 한 번만 맞는 고효능 주사제가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더 많은 사람에게 접근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젬픽 2.0이 곧 출시될 예정이며 지금보다 훨씬 더 파급력을 지닐 수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알약으로 바뀌고 가격도 낮아질 듯

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인 오젬픽은 기존에는 주사제로만 복용이 가능했다. 그러나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현재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알약 형태의 체중 감량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에 올려두고 있다. 양 사는 내년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알약은 냉장 보관이 필요 없고 가격 또한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의과대학의 내분비학자 데이비드 라우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바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기존 약물 복용을 꺼린다”며 “알약은 편의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메디케어를 통한 약값 인하 협상에서 신형 체중 감량 알약을 포함시켰다. FDA가 승인할 경우 최저 용량 제품은 소비자에게 월 150달러(약 22만5000원)에 제공될 예정이다.

◇ 효과는 다소 떨어지지만 새로운 조합 약물도 등장


하루 한 알 형태의 알약은 기존 주사제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낮다는 단점도 있다. 1년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알약 복용자의 평균 감량률은 11~14%였던 반면, 주사제는 15~20%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조합 약물도 개발 중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와 아밀린 유사체를 혼합한 ‘카그리세마’를 개발해 평균 체중 감량률을 20%까지 끌어올렸다. 일라이 릴리는 GLP-1, GIP, 글루카곤 세 가지 호르몬을 동시에 표적하는 신약 ‘레타트루타이드’를 개발 중이며 최고 용량 투여 시 48주간 평균 24.2%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 ‘한달 1회 주사’도 현실로…제약사 경쟁 치열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주 1회 주사제보다도 간편한 ‘월 1회 주사제’도 개발되고 있다. 화이자는 한 달에 한 번만 주사하는 체중 감량 신약을 보유한 바이오텍 ‘메트세라’를 인수하기 위해 최대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제시했다. 암젠의 실험 약물 ‘마리타이드’ 역시 연간 최대 16% 감량 효과를 보였으나, 부작용 우려가 일부 제기됐다.

예일대학교 비만연구소 소장이자 해당 약물 연구의 책임 저자인 아니아 야스트레보프는 “월 1회 혹은 그보다 적은 빈도의 주사제도 머지않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오젬픽’ 입지 좁아질까


일라이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 기반 약물인 마운자로와 제프바운드는 올해 첫 9개월 동안 약 250억 달러(약 36조7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물이 됐다.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위고비도 같은 기간 약 235억 달러(약 34조54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앞으로 알약, 월 1회 주사, 부작용이 적은 신약들이 등장하면 기존 주사제의 매력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오젬픽 계열 약물은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 등 장기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특히 위고비는 체중 감량뿐 아니라 심장질환 위험 감소 목적까지 FDA의 승인을 받았다.

루이스 아론 코넬대 의대 교수는 “향후 신약들은 심장마비, 뇌졸중, 사망 위험까지 낮춘다는 점을 입증해야만 기존 약보다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