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코웬 “데이터센터 임대 3배 폭증…목표가 211달러로 상향”
엔비디아 칩 식히는 ‘액체 냉각’ 기술 독보적…현금흐름 12억 달러 '탄탄'
엔비디아 칩 식히는 ‘액체 냉각’ 기술 독보적…현금흐름 12억 달러 '탄탄'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투자은행 TD코웬의 분석을 인용해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 가속화가 버티브의 추가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보도했다.
AI 거품론 무색한 '실적 질주'…데이터센터 임대 수요 3배 폭증
TD코웬의 마이클 엘리아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버티브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재확인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10달러(약 30만 8000원)에서 211달러(약 30만 9000원)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최근 시장 일각에서 AI 투자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는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의 근거는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다. TD코웬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 3분기 미국 내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 규모는 7.4기가와트(GW)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두 분기 평균인 약 2GW와 견줘 3.7배나 급증한 수치다.
엘리아스 애널리스트는 "오라클과 오픈AI가 이러한 수요 폭발을 주도하고 있다"며 "알파벳(구글)과 메타 플랫폼스 역시 수요 증가 대열에 합류해 고객 기반이 더욱 다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데이터센터 임대 파이프라인만 약 11GW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버티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 오른 182.13달러(약 26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0일 이동평균선인 171.12달러(약 25만 1200원)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0.2%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버티브 주가는 올 들어서만 약 60% 상승하며, S&P 500(16%)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21%) 상승률을 압도했다.
오라클·구글 등 빅테크 러브콜…현금흐름 12억 달러 '실탄' 확보
버티브는 서버의 열을 식히는 '액체 냉각 시스템' 등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를 제조한다. 최근 엔비디아의 블랙웰 등 고성능 AI 반도체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고 고열을 내뿜으면서, 이를 식히는 기술이 AI 생태계의 핵심 병목 해결사로 떠올랐다.
재무 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2024년 말 기준 버티브의 잉여현금흐름(FCF)은 12억 달러(약 1조 7600억 원)로, 1년 전 7억 8000만 달러(약 1조 1400억 원)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장기 부채는 29억 달러(약 4조 2500억 원) 수준으로 큰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월가도 버티브의 독주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버티브를 분석하는 31개 증권사 가운데 22곳이 '매수' 또는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보유'는 7곳, '매도' 의견은 2곳에 그쳤다.
반도체 다음은 '냉각'…AI 인프라 투자의 새로운 기회
버티브의 주가 고공행진은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명확한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AI 투자 사이클이 '반도체(칩)'에서 '인프라(전력·냉각)'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AI 시장이 GPU 확보 전쟁이었다면, 이제는 확보한 GPU를 돌리기 위한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화가 화두다. 특히 전력 효율을 높이고 발열을 잡는 '열 관리(Thermal Management)'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TD코웬이 버티브를 '톱픽'으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AI 기대감에 편승한 것이 아니라, 오라클의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이나 오픈AI의 대규모 모델 훈련 수요 같은 실질적인 수주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계에서도 LG전자가 칠러(냉동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여러 중소형주가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빅테크와 직접 거래 트랙레코드를 쌓은 버티브 같은 선도 기업의 경쟁 우위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AI 관련주"를 쫓기보다, AI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지어질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필수재가 무엇인지 주목해야 한다. 다가오는 2026년은 '누가 칩을 만드느냐'를 넘어 '누가 그 칩을 식히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