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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 구글 추격에 'ChatGPT 품질 개선' 비상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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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 구글 추격에 'ChatGPT 품질 개선' 비상 경보

주간 이용자 8억 명 확보에도 광고·AI 에이전트 출시 전면 연기
구글 제미나이3, 벤치마크 1위 탈환…월간 이용자 6억5000만 명 돌파
인공지능(AI) 챗봇 ChatGPT를 운영하는 오픈AI의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코드 레드(비상 경보)를 선언하며 챗봇 품질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챗봇 ChatGPT를 운영하는 오픈AI의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코드 레드"(비상 경보)를 선언하며 챗봇 품질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제공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현지시간)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챗봇 ChatGPT를 운영하는 오픈AI의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코드 레드"(비상 경보)를 선언하며 챗봇 품질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알트먼 CEO는 이날 전사 메모를 통해 챗봇의 일상 경험 개선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광고·AI 에이전트 출시 전면 연기


알트먼 CEO는 개인화 기능 강화, 속도와 안정성 향상, 답변 범위 확대 등을 위해 광고, 건강 및 쇼핑 AI 에이전트, 개인 비서 펄스(Pulse) 등 다른 사업의 출시를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시 팀 이동을 권장했으며, ChatGPT 개선 담당자들과 매일 전화회의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오픈AIChatGPT 책임자 닉 털리는 지난 1일 엑스(X)를 통해 "챗봇을 더욱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느낌으로 만드는 동시에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가 구글의 빠른 추격을 의식한 전략 전환으로 보고 있다.

오픈AI는 앞서 ChatGPT 개선 노력으로 "코드 오렌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오픈AI는 긴급성 정도를 색상으로 표현하는데, 노란색은 주의 단계, 주황색은 경계 단계, 빨간색은 최고 단계 비상 상황을 뜻한다. 이번 '코드 레드'는 회사 차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위기감을 나타내는 것이다.

구글 제미나이, 벤치마크 1위로 역습


이번 비상조치의 배경에는 구글의 거센 추격이 있다. 구글은 지난달 18일 새로운 AI 모델 제미나이3를 출시하면서 텍스트 생성, 이미지 편집, 이미지 처리 등 주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ChatGPT를 앞질렀다. 지난달 25일 엑스에 게재된 벤치마크 리더보드에서 제미나이3OpenAI, xAI의 그록(Grok),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제미나이가 지난 10월 월간 활성 이용자 65000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CNN 비즈니스는 지난달 29일 보도를 통해 제미나이가 지난 745000만 명에서 불과 3개월 만에 2억 명 증가했다고 전했다.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기 나노 바나나(Nano Banana)가 지난 8월 출시된 이후 이용자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AIChatGPT의 주간 이용자 수가 8억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지난 9월 이후 참여도 감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 안전을 위한 콘텐츠 제한이 참여도를 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 압박 속 수익 모델 고민 깊어져


오픈AI는 수익성이 낮아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수익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구글을 비롯한 다른 기술 기업들에 비해 재정적으로 불리한 위치다. 오픈AI는 또한 주요 스타트업 경쟁사인 앤트로픽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자체 재무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수익을 내려면 매출을 약 2000억 달러(293조 원)로 늘려야 한다.

오픈AI는 향후 데이터 센터 투자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러한 투자를 의미 있는 수익으로 전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대한 우려가 최근 몇 주 동안 주식 시장을 흔들었다. 지난달 열린 WSJ 행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사라 프라이어는 기업공개(IPO)가 당장은 아니라고 밝혔다.

알트먼 CEO는 내부 메모에서 오픈AI가 다음 주 출시 예정인 새로운 추론 모델이 구글의 최신 제미나이 모델보다 앞서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오픈AI의 이번 전략 전환이 단기 수익화보다 제품 품질과 이용자 유지에 초점을 맞춘 장기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국 시장, ChatGPT 독주 속 제미나이 추격 변수


국내에서도 ChatGPT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앱 분석 전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ChatGPT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는 1844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526만 명에서 불과 7개월 만에 3.5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 31092만 명에서 3개월 만에 다시 69% 늘어난 것이다.

AI 리서치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 7월 발표한 '구독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국내 생성형 AI 유료 구독자 중 83.3%ChatGPT를 이용하고 있어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그 뒤를 퍼플렉시티(16.3%), 제미나이(13.0%)가 따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 국민 4명 중 1명은 ChatGPT 등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용 동기로는 '정보 검색 효율성'(87.9%), '일상 업무 지원'(70.0%) 등이 꼽혔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구글이 제미나이3를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 판도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제미나이3가 주요 벤치마크에서 ChatGPT를 앞지르면서 일부 전문 이용자층이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강력한 검색 인프라와 한국어 서비스 경쟁력을 고려할 때, 향후 국내 AI 챗봇 시장에서 양강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