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국방과학연구소, KF-21 보라매 탑재 국산 미사일 개발 착수…LIG넥스원·한화에어로 참여

글로벌이코노믹

국방과학연구소, KF-21 보라매 탑재 국산 미사일 개발 착수…LIG넥스원·한화에어로 참여

ADD 주도로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독자 개발
방위사업법 개정 첫 적용…한화에어로 K9A1 자주포 민간 보유 허용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할 국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할 국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할 국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해외 무기체계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방산 전문매체 아미레코그니션은 4(현지시각) 한국 방위사업청이 지난 2KF-21용 국산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 사업을 공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사업비는 4359억 원(29600만 달러, 환율 1달러당 1472원 기준)이며, 2032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작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산 IRIS-T 수출 제약 극복…전략 자율성 확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하고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하는 이번 사업은 KF-21 전투기가 독일산 IRIS-T와 유럽산 미티어 같은 외산 미사일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국산 선택지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KF-21 시험 기체들은 유럽산 IRIS-T를 단거리 교전에, 미티어를 중장거리 공중전에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산 AIM-120 암람과 AIM-9X 사이드와인더 통합도 검토 중이다.

새로 개발되는 미사일은 기존 무기를 당장 대체하기보다 국산 옵션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한국 공군은 전투 검증을 마친 서방 미사일로 단기 전력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는 KF-21 센서와 데이터링크에 최적화한 국산 미사일 체계를 갖추게 된다.

국방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이 기본적인 적외선 유도 방식을 넘어 첨단 기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징 적외선 탐색기는 목표물의 열 신호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정확도를 높인다. 높은 오프보어사이트 교전 각도란 조종사가 전방을 보지 않고도 측면이나 후방의 적기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또한, KF-21의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와 완전 통합된다. AESA 레이더는 수천 개의 작은 송수신 모듈이 전자적으로 빔을 조향하는 첨단 레이더로, 동시에 여러 목표를 추적하고 전자전 능력도 갖췄다. 이 레이더와 헬멧 조준장치가 미사일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면 조종사는 시선만으로도 목표를 지정할 수 있다.

방위사업법 개정 첫 사례…연 1억 원·3개월 행정 절감


같은 날 발표된 또 다른 소식도 한국 방산 역사에 획을 그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방산업체로는 처음으로 K9A1 자주포를 자체 보유하게 된 것이다.

디펜스블로그는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연구개발 및 마케팅용 K9A1 자주포 출하식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 장비는 내년 사우디아라비아 방산 전시회에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위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같은 변화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방산업체가 수출이나 국방 연구개발 목적으로 방위사업청장 승인을 받아 방산물자를 생산하거나 개조·개발해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동안 한국 방산업체들은 해외 전시회 참가나 연구개발을 위해 군 장비를 대여해 써왔다. 이 때문에 장비 1대당 연간 약 1억 원의 대여비가 들고, 방사청과 국방부 승인을 받는 데만 2~3개월이 걸렸다.

 K9A1 자주포.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K9A1 자주포.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40억 원 투입…항공 무장 생태계 구축


KF-21 국산 미사일 개발 사업은 2025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540억 원가량이 투입된다. KF-21 전체 개발비 88000억 원에 견줘 적은 규모지만,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기 계약을 확보하고 탐색기·추진 기술을 발전시키며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단거리공대공유도탄-II2018년부터 개발 중인 장거리공대지유도탄, 내년 착수 예정인 장거리공대공유도탄과 함께 국산 전투기 항공 무장을 다양화한다""국내 항공무기체계 발전과 방산수출 성과에도 긍정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방산 전문가들은 이번 개발이 단순한 무기 국산화를 넘어 KF-21을 완전한 수출 패키지로 만드는 핵심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독일 정부의 까다로운 수출 허가 절차 없이 고객국 요구에 맞춰 미사일을 공급할 수 있어 폴란드, 필리핀 등 잠재 수요국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