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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행 중 무선 충전' 고속도로 세계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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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행 중 무선 충전' 고속도로 세계 최초 공개

전기차 혁명 가속화...시속 107km 주행 트럭에 190kW 전력 공급 성공
100가구 분량 대형 트럭 배터리 무게·충전 시간 제약 해소...상업 운송 판도 변화 예고
퍼듀대학 연구팀, 콘크리트 통과 고난도 기술 실현...주행거리 불안 완전히 없앤다
미국 과학자들이 이동 중에 전기 트럭을 무선으로 충전하는 최초의 고속도로를 설계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과학자들이 이동 중에 전기 트럭을 무선으로 충전하는 최초의 고속도로를 설계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미국 엔지니어들이 고속도로에서 주행하는 대형 전기 트럭을 무선으로 충전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며 전기 자동차가 도로에서 전원을 유지하는 방식을 잠재적으로 변화시킬 길을 열었다.

6일(현지시각) 과학 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미 퍼듀 대학 연구진은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의 52/231번 고속도로 400m 구간에 특허 출원 중인 동적 무선 전력 전송 시스템을 콘크리트 아래에 설치하고 시험 주행을 진행했다.

역사적인 고속 주행 테스트 성공


이번 가을 시험 주행에서 특별히 개조된 커민스 클래스 8 전기 세미트랙터가 숨겨진 코일 시스템 위를 시속 65마일(약 107km/h)로 주행했다. 이 과정에서 트럭은 190킬로와트(kW)의 전력을 실시간으로 소모했는데, 이는 일반 가정 약 100가구가 사용하는 전기량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오랫동안 구상되어 온 이 개념이 실현 가능할 뿐만 아니라 확장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퍼듀 시스템은 도로에 매립된 송신 코일을 이용해 자기장을 생성하고, 전기 세미 트레일러 섀시 아래에 장착된 수신 코일이 이를 받아 차량의 배터리 시스템으로 전력을 전달한다. 이 코일은 미국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고속도로 구간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포장도로에서 작동하도록 특별히 설계됐다.

연구팀은 무선 EV 충전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고속도로에서 200kW에 가까운 고전력을 공급한 것은 미국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보고했다. 대형 트럭은 엄청난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 전력량은 현재 충전소나 기존 시범 도시 도로망 설비가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까다로운 공학적 난제 극복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퍼듀 대학의 전기 및 컴퓨터 공학과 교수인 디오니시오스 알리프란티스 박사는 콘크리트를 통과해 수만 파운드 무게의 움직이는 표적에 장거리에 걸쳐 전력을 전송하는 것은 표준 전자 장비보다 훨씬 높은 공학적 정밀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알리프란티스 박사는 "이렇게 비교적 먼 거리에서 자기장을 통해 전력을 전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더 어려운 것은 스마트폰이 받는 전력보다 수천 배 높은 전력으로 움직이는 대형 차량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디젤 및 대체 연료 엔진 전문 기업 커민스는 이번 시연에 전기 세미트랙터를 제공했으며, 커민스의 최고 기술 엔지니어인 존 크레스는 도로 주행 테스트가 매우 원활하게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크레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높은 출력과 유망한 비용 구조를 갖춘 이 기술은 미래의 고속도로 상업 운송에 대한 실용적이고 잠재적으로 획기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트럭 운송 및 주행거리 불안 해소 기대


이 시스템은 가장 무거운 상업용 트럭에 맞춰 설계됐기 때문에 가벼운 차량까지 자동으로 충전 범위에 포함된다. 트럭 운송이 미국 화물 운송과 GDP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기술은 전국적인 도입을 가속화할 잠재력이 있다.

그동안 세미 트레일러의 전기화는 큰 배터리 크기와 무게, 그리고 충전 중단 시간 때문에 제약을 받아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트럭이 주행 중 충전이 가능해진다면, 승용 전기차뿐만 아니라 트럭의 배터리도 훨씬 더 작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퍼듀대학교 라일스 토목건설공학과 존 해독 박사는 이 기술이 주행 거리 불안까지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독 박사는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도로를 따라 차를 운전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2018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전기 교통 인프라를 위한 미국 국립과학재단(NFS) 공학 연구 센터인 ASPIRE의 일부로 진행되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