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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넷플릭스 vs 파라마운트, 워너브러더스 놓고 '정면충돌'…누가 결국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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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넷플릭스 vs 파라마운트, 워너브러더스 놓고 '정면충돌'…누가 결국 웃을까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로고. 사진=로이터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두고 정면으로 맞붙으면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야후파이낸스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제안 방식과 설득 대상, 정치권 접촉 전략까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미디어 산업판 드라마’라는 평가가 나온다.

◇ 넷플릭스는 백채널, 파라마운트는 주주 설득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사업 부문에 대해 720억 달러(약 10조5800억 원)를 제안한 넷플릭스는 경영진을 직접 설득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나 넷플릭스 인수안을 반대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는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에 팔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전체 자산을 대상으로 1084억 달러(약 15조9100억 원)의 적대적 인수 제안을 내놓고 주주 설득에 나섰다. CNN, TNT, 디스커버리채널 등 케이블 네트워크도 포함된 조건이지만 경영진과의 접촉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 제안 규모 커진 파라마운트…실제 가치 판단은 ‘케이블’


두 회사의 제안은 금액뿐 아니라 범위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영화 및 스트리밍 사업에 대해 주당 27.75달러(약 4만700원)를, 파라마운트는 전체 자산에 주당 30달러(약 4만4000원)를 제시했다. 일견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커 보이지만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원래 CNN 등 케이블 채널을 분리 매각할 계획이었던 만큼 ‘사과와 사과’의 비교는 아니다.

시장에서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케이블 자산을 주당 3달러(약 4400원) 이상으로 평가하면 넷플릭스 쪽이 유리하고 그보다 낮으면 파라마운트가 앞선다고 보고 있다.

◇ 언론 집중 vs 빅테크 독점…정치권과 여론의 시선도 갈려


파라마운트를 소유한 엘리슨 가문은 최근 CBS를 인수한 데 이어 CNN까지 손에 넣게 되면 미국 내 유력 방송 두 곳과 메이저 영화사 두 곳을 함께 보유하게 된다. 이로 인해 미디어 권력이 특정 정치 성향의 가문에 집중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넷플릭스 역시 우려를 받고 있다. 극장 문화를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데다,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확대와 영화 스튜디오 인수는 독점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현재 업계 1위인 넷플릭스와 3위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합병하면 경쟁이 위축되고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 ‘석세션’ 떠오르게 하는 메타 드라마


이번 인수전은 드라마 ‘석세션’이나 ‘인더스트리’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도 있다. 기업 인수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돼 미디어 소비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얘기다.

야후파이낸스는 “이 싸움의 본질은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라 설득의 방식”이라며 “그 설득 대상이 주주냐 정치권이냐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