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탈 USA, 33억 달러 ‘헤리티지급’ 1번함 착공…대중국 견제 전력
호주 국방 “인력·공급망 난관 봉착”…美 생산능력 한계 노출
‘조선업 붕괴’ 미국의 대안은 한국뿐…방산·MRO 수주 ‘슈퍼사이클’ 진입
호주 국방 “인력·공급망 난관 봉착”…美 생산능력 한계 노출
‘조선업 붕괴’ 미국의 대안은 한국뿐…방산·MRO 수주 ‘슈퍼사이클’ 진입
이미지 확대보기마린인사이트와 재팬타임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오스탈 USA 조선소의 신형 경비함 착공 소식과 호주 국방장관의 오커스 일정 우려 발언을 각각 보도했다.
‘피커링함’ 기공식…노후 전력 대체해 북극·마약 단속 투입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Mobile)에 위치한 오스탈 USA(Austal USA) 조선소에서는 지난 10일 미 해안경비대의 차세대 주력 함정인 헤리티지급 원양경비함(OPC) 1번함 ‘피커링(Pickering·WMSM 919)’의 기공식이 열렸다.
이번 사업은 해안경비대가 운용 중인 노후 중형 순찰함을 대체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전체 계약 규모는 최대 11척, 총사업비는 33억 달러에 달한다. 미 해안경비대는 현재까지 6척에 대한 건조 옵션을 행사하며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새로 건조되는 헤리티지급 경비함은 길이 약 110m(360피트) 규모다. 원거리 작전을 수행하는 대형 국가안보함(NSC)과 연안 경비용 고속대응함(FRC) 사이의 전력 공백을 메우는 허리 역할을 맡게 된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200해리(약 1만9000km)에 달하며, 추가 보급 없이 60일간 단독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미셸 크루거 오스탈 USA 사장은 이날 “이번 기공식은 OPC 프로그램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국가 안보를 뒷받침할 함정을 건조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함정은 향후 알래스카와 북극해 등지에서 상선 보호, 마약 및 불법 이민 차단, 수색 구조 등 다목적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호주 국방장관 “오커스 일정, 냉철한 자기반성 필요”
미국이 수상함 전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달리, 호주의 핵잠수함 도입 프로젝트인 오커스(AUKUS)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혔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10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영·호 3국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오커스 핵잠수함 일정을 맞추기 위한 인력 양성과 유지보수 능력 확보 과정에서 많은 도전과제가 있다”며 “우리는 이 과정을 매우 냉철하게(very self-critical) 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 인력 부족과 미국 내 잠수함 건조 속도 저하가 발목을 잡고 있다. 미 국방부 역시 최근 내부 검토를 통해 미국 내 버지니아급 잠수함 생산 능력이 자국 수요를 맞추기에도 벅차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스 장관은 “2027년까지 퍼스 기지에 잠수함을 배치하겠다는 목표는 변함없다”면서도 “인력 숙련도를 높이고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美 조선업 공급망 한계…韓 조선업계 ‘낙수효과’ 본격화
이번 두 가지 소식은 미 해군 전력 증강 사업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준다. 오스탈 USA 같은 민간 조선소가 수상함 건조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핵잠수함 분야에서는 미국 제조 역량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방증이다.
미국은 중국의 해군력 팽창에 맞서 함정 건조를 서두르고 있으나, 자국 내 조선소 인력난과 시설 노후화로 납기 지연이 빈번하다.
이러한 미국 내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MRO) 공급망의 병목 현상은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능력을 갖춘 한국 조선사들을 향한 미 해군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화오션은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의 MRO 사업을 수주해 정비에 들어갔으며, HD현대중공업도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 자격을 획득하고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다.
미국이 오커스 동맹 유지를 위해 호주에 보낼 잠수함 물량을 맞추느라 허덕이는 상황에서, 일반 수상함의 유지보수나 신규 건조 물량 일부를 동맹국인 한국에 맡길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오스탈 USA가 수행하는 중형 경비함이나 지원함 분야는 한국 조선소들이 가격과 납기 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엄동환 전 방위사업청장은 최근 세미나에서 “미국의 조선업 붕괴는 한국 방산과 조선업계가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결정적 틈새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호주가 겪고 있는 ‘인력과 기술의 한계’는 역설적으로 준비된 한국 조선업계가 미 해군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도약할 발판이 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 조선업이 단순한 상선 건조를 넘어, 글로벌 안보 지형을 좌우하는 특수선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