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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라인야후, '미니 앱'으로 만화·게임판 흔든다…"2028년 31만 개로 10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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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라인야후, '미니 앱'으로 만화·게임판 흔든다…"2028년 31만 개로 10배 확대"

결제 기능 탑재해 디지털 콘텐츠 시장 공략…전용 탭 신설·NFC 도입으로 접근성 대폭 강화
중소기업 DX 지원 및 SaaS 진출로 수익 구조 다변화…광고 의존도 낮추고 '플랫폼 락인' 가속
라인야후가 미니 앱 서비스 확장을 위해 도입한 NFC 기반 터치식 단말기의 활용 예시.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별도의 앱 다운로드나 QR코드 스캔 없이도 매장의 회원증 기능이나 주문 시스템을 즉시 호출할 수 있다. 사진=라인야후이미지 확대보기
라인야후가 미니 앱 서비스 확장을 위해 도입한 NFC 기반 터치식 단말기의 활용 예시.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별도의 앱 다운로드나 QR코드 스캔 없이도 매장의 회원증 기능이나 주문 시스템을 즉시 호출할 수 있다. 사진=라인야후

라인야후(LINE Yahoo)가 자사의 메신저 플랫폼 '라인(LINE)'을 활용한 법인 수요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 그 핵심 전략은 별도의 다운로드 없이 라인 내에서 구동되는 '미니 앱(Mini App)'이다. 기존에는 주로 오프라인 매장의 회원증이나 예약 관리 등 단순 지원 도구로 활용됐으나, 이제는 과금(결제) 기능 탑재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편을 통해 만화,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영역으로 그 외연을 대폭 확장한다. 라인야후는 오는 2028회계연도까지 미니 앱의 총수를 현재의 약 10배 수준인 31만 개로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15일(현지시각)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마케팅 전문지 닛케이MJ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11월 초 도쿄에서 열린 법인 대상 설명회에서 미니 앱 이용 촉진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니키 쇼헤이 라인야후 상급집행임원은 "현재 다양한 미니 앱이 탄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세계관과 서비스를 라인야후로서 더욱 넓혀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단순 '매장 도구' 넘어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


미니 앱은 예약, 결제, 회원증 관리 등 특정 기능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라인 플랫폼 위에서 구동하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독자적인 앱을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라인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활용할 수 있어 집객 등 마케팅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라인 미니 앱의 수는 약 2만 5000개, 월간 이용 건수는 1680만 건에 달한다.
그동안 미니 앱 생태계는 요식업이나 이·미용실 등 오프라인 매장형 사업자들의 회원증 생성, 모바일 주문(오더) 등 '매장 지원' 기능에 편중되어 있었다. 반면 온라인을 주 전장으로 삼는 사업자들에 대한 대응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라인야후는 지난 9월부터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과금 기능을 도입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만화, 동영상, 게임 등을 배포하는 온라인 사업자들을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다. 이용자는 스마트폰에 연동된 결제 수단을 생체 인증 등으로 간편하게 호출하여 앱 내에서 결제를 완결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2026년 이후에는 라인 앱 자체에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하는 기능도 탑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니 앱 내에서 소액 결제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도록 지원, 전자상거래(EC) 수요까지 깊숙이 파고들겠다는 복안이다.

QR 찍던 시대 끝…'NFC 터치'와 '전용 탭'으로 접근성 혁신


사용자가 미니 앱에 접근하는 경로(동선)를 단축하기 위한 기술적, 구조적 개선도 병행된다. 라인야후는 지난 11월부터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앱 기능을 즉시 호출할 수 있는 '터치식 단말기' 보급을 시작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적용해, 카메라를 켜고 QR코드를 스캔해야 했던 기존 방식보다 조작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 단말기는 매장 내 상품 소개, 시설 안내, 입장 접수 등 다양한 오프라인 접점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법인 서비스를 계약한 고객에게 유상으로 제공되며, 도입 비용은 스탠드형이 2000엔(약 1만8000원), 스티커형이 300엔(약 2700원) 수준이다. 별도의 유지 보수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앱 인터페이스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2026년 2월에는 라인 앱 내에 미니 앱을 위한 '전용 탭'을 신설한다. 기존 금융 관련 기능이 모여 있던 '월렛(지갑)' 탭을 개편하여, 사용자가 인기 미니 앱을 검색하거나 랭킹을 확인하고, 자주 쓰는 앱을 쉽게 불러올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2028년 매출 2800억 엔 목표…"광고 대신 미니 앱"


라인야후는 이러한 전방위적 확장을 통해 미니 앱 생태계의 퀀텀 점프를 노리고 있다. 2025회계연도 말까지 미니 앱 총수를 3만5000개로 늘리고, 2028회계연도에는 31만 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월간 이용 건수 역시 2028년에는 7500만 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소·영세 기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전환(DX) 지원도 강화한다. 지난 7월 요식 및 이·미용 업계의 DX 지원을 위한 신설 법인을 설립했으며, 2025회계연도 말까지 200명 체제를 갖추고 집객, 예약, 고객 관리의 디지털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매장 업무 효율화를 위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사업에도 진출한다.

이러한 일련의 시책은 결국 라인을 단순한 메신저가 아닌 강력한 비즈니스 판촉 플랫폼으로 굳히기 위함이다. 라인야후는 기업용 유료 계정을 2028회계연도까지 현재의 1.4배 수준인 43만 건으로 늘리고, 계정 개설과 미니 앱을 광고 사업의 새로운 핵심 수익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라인야후는 미니 앱과 기업 계정 관련 매출 수익을 2028회계연도에 약 2800억 엔(약 2조5000억 원)으로,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체 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현재 25%에서 4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검색 서비스의 대두로 전통적인 검색 광고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서비스의 신진대사를 통해 새로운 수익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