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만 보는 ‘청색 지도’ 착시 깨야…아시아 안보 핵심은 지상군 연합”
“中 희토류 무기화는 美 아킬레스건…F-35 멈추기 전 제조업 재건 시급”
“中 희토류 무기화는 美 아킬레스건…F-35 멈추기 전 제조업 재건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11월 전역한 플린 전 사령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에포크타임스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중국공산당(CCP)의 팽창 전략과 이에 맞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그리고 공급망 안보에 대해 심층적인 견해를 밝혔다.
“중국, 야금야금 영토 잠식하는 ‘살라미 전술’… 목표는 세계 패권”
플린 전 사령관은 지난 10년간 중국의 위협을 최전선에서 목격했다. 그는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에서 벌인 인공섬 건설을 대표적인 ‘회색지대 전술’로 꼽았다.
그는 “미국이 섬을 짓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중국은 강행했고, 군사화하지 말라고 했지만 무장시켰으며, 병력을 배치하지 말라고 했지만 결국 병력을 주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중국이 지역 패권을 넘어 세계적 야망을 실현하고자 ‘점진적이고 은밀하며 무책임한 경로’를 밟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플린 전 사령관은 중국의 이러한 행보가 단순한 군사적 위협을 넘어선다고 진단했다. 남중국해는 1억2500만 명의 생계가 걸린 어장이자 전 세계 물동량이 집중되는 핵심 해상로다. 에너지와 광물 자원도 풍부하다. 그는 “중국이 이곳을 장악하려는 것은 세계 경제의 ‘고속도로’를 통제하겠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파란색 지도’의 함정… “아시아 방어의 상수(常數)는 육군”
플린 전 사령관은 워싱턴 정가에 퍼져 있는 ‘인도·태평양은 해·공군 중심 전구’라는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를 보면 바다(파란색)가 넓어 보이지만, 실제 거주민과 핵심 기반 시설은 땅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미군 기지 주변 통신사를 매입하거나 현지 언론을 통해 반미 여론을 조성하는 공작은 모두 땅에서 벌어진다”며 “이를 막아내고 억제력을 발휘하려면 지상군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시아 동맹국들의 군사 구조가 지상군 중심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플린 전 사령관이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군의 70~80%가 육군이다. 필리핀은 미 육군보다 더 많은 사단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들 국가는 미국의 안보 우산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미국과 협력해 스스로 주권을 지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의 전략으로 대규모 기지를 늘리는 대신 ‘더 많은 곳에, 더 적은 기지로, 더 많은 병력을’ 순환 배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는 중국의 위치를 파악하고 억제력을 과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공급망이 곧 안보… “자석 하나가 F-35 멈출 수도”
경제 안보 분야에서 플린 전 사령관은 공급망의 취약성을 우려했다. 그는 최근 방문한 자석 공장의 사례를 들며 “F-35 전투기나 정밀 유도무기, 슈퍼컴퓨터에 들어가는 핵심 자석의 원료 절반 이상이 중국 등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망의 끝단을 통제하지 못하면 국가 안보가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속도다. 중국은 이미 공급망을 무기화할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미국이 제조업을 본토로 되가져오는 ‘리쇼어링(Reshoring)’에는 공장 건설과 기술 검증 등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설상가상으로 숙련된 무역·제조 인력의 60%가 2030년이면 은퇴 연령에 도달한다.
플린 전 사령관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전역 군인’ 활용을 제안했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군인들은 리더십과 성실함, 기계적 이해도를 갖춘 고급 인력이다. 그는 “이들에게 기술 교육 비용을 지원해 산업 현장으로 유입시킨다면 제조업 재건과 인력난 해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억제력 실패는 곧 세계대전… 한국 등 동맹 결속해야”
플린 전 사령관은 현재 진행 중인 두 개의 지역 전쟁(우크라이나, 중동)을 언급하며 “이는 억제력이 흔들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여기서 전쟁이 하나 더 늘어난다면 그것은 곧 세계대전”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확고한 억제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군이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대만을 위협하고 있지만, 실제 침공을 위해서는 대규모 지상군 이동이 필수적이라고 봤다. 따라서 한·미·일 등 동맹국이 중국 지상군의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하고 연합 태세를 강화하는 것이 전쟁을 막는 핵심 열쇠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