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빚내서 주식 매수 급증, 현금 보유는 바닥
"S&P500 7개월 연속 상승 후 조정 신호...강세 막바지"
"S&P500 7개월 연속 상승 후 조정 신호...강세 막바지"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가 지난 19일(현지시각) 보도한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여러 기술적 지표에서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빚내서 주식 사는 투자자 급증
시장 참여자들이 이미 '올인' 상태에 근접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투자자 현금 보유 수준이 극단적 저점에 도달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와 동시에 마진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 최신 자료에 따르면 마진 부채는 11월 1조2100억 달러(약 1792조 원)를 기록해 명목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36.3% 급증한 수치다.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빌린 돈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은 위험 선호 심리가 극단까지 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미 최대한 자금을 투입한 상태에서 추가 매수 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금 여력이 바닥나고 차입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이끌 매수 동력이 부족하다는 해석이다.
한편 유가 약세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브렌트유는 12월 배럴당 73.86달러를 기록해 최근 24개월 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이를 단순 공급 과잉이 아닌 수요 둔화와 경기 감속의 조기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7개월 상승 후 피로감 신호 포착
S&P500 지수의 기술적 지표들도 경고음을 내고 있다. 이 지수는 4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하며 200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11월 도지(doji) 캔들이 출현했다. 도지 캔들은 장기 상승 후 피로감과 투자자 고민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패턴으로 알려져 있다.
주목할 점은 거래량이 랠리 기간 동안 오히려 감소 추세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리 상승도 증시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 국채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200일 단순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 펀드는 88.50달러 지지선을 하향 돌파하며 헤드앤숄더 약세 패턴을 완성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패턴이 85달러 수준까지 추가 하락을 암시한다고 본다. 금리 상승은 주식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작용한다.
투기 상품 급락이 보낸 경고
시장 과열을 보여주는 사례도 등장했다. 10월 초 출시된 라운드힐 밈 주식 ETF(Roundhill Meme Stock ETF)는 10달러를 넘어선 뒤 10월 15일 고점 대비 48% 급락했다. 10월 16일 하루에만 9% 하락하며 약세 이브닝 스타 패턴을 완성했고 이후 5주 연속 하락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투기성 상품 출시가 시장 과열의 전형적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거래도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 올해 증시 상승을 이끈 AI 테마 주식들의 기세가 꺾이면서 연말 세금 감면을 위한 손실 매도(tax-loss harvesting)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런 시장 환경에서 상승은 추격 매수 기회가 아니라 매도 기회일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가격은 거짓말하지 않고 수정되지도 않으며 시장 참여자들의 최종 판단 기준이라는 점에서 가격 흐름에 따른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P500 지수는 12월 19일 오후 늦은 시각 0.8% 상승한 6831.81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24년 들어 약 25% 상승하며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이후 가장 강력한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배런스는 "개별 지표로는 결정적이지 않지만, 이런 신호들이 축적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열린 사고와 가격 중심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