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베네수엘라 국채, ‘휴지조각'서 '황금알'되나...600억 달러 규모 채권 시장 요동

글로벌이코노믹

베네수엘라 국채, ‘휴지조각'서 '황금알'되나...600억 달러 규모 채권 시장 요동

정권 교체 발판 마련에 투자자들 추가 수익 기대감 고조
석유 인프라 복구-채무 구조조정 가능성 현실화
미국 주도 과도 정부 구성 논의…석유 생산 재건 가속 전망
베네수엘라, 단순 부실 자산 넘어 신흥국 투자 핵심처로 급부상
지난 2017년 5월 미국 뉴욕에서 골드만삭스가 베네수엘라 국채를 매입한 후 시위대가 골드만삭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7년 5월 미국 뉴욕에서 골드만삭스가 베네수엘라 국채를 매입한 후 시위대가 골드만삭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로이터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6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국채 시장이 거세게 꿈틀거리고 있다.

정권 교체의 서막이 오르면서, 휴지 조각 취급을 받던 부실 채권이 ‘대박’ 수익을 안겨줄 자산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채권 가격 ‘두 배’ 급등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채권 가격은 이미 최근 몇 달 사이 달러당 23~33센트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향후 본격적인 채무 구조조정이 시작될 경우, 채권 가격이 현재의 두 배 수준인 달러당 50~60센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그룹 UBS의 신흥시장 수석 전략가 알베르토 로하스는 "시장은 현재 장기적인 기초 체력보다는 '정치적 선택권'의 재평가에 집중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주도의 재건 시나리오…석유가 핵심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베네수엘라 지도부 교체가 완료될 때까지 미국이 직접 통치에 관여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그룹이 베네수엘라의 핵심 자산인 석유 기반 시설 복구를 주도할 계획이다.

RVX 자산운용의 레이 주카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석유 생산량을 극대화한다면 베네수엘라 경제는 물론 부채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출됐던 자본이 다시 유입될 절호의 기회"라고 진단했다.

복잡한 구조조정 과정과 과도 정부의 과제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베네수엘라가 월가 금융기관과 러시아 등 전 세계 채권자에게 진 부채는 대출과 법적 판결액을 포함해 총 1,540억 달러에 달한다.

관건은 정권 이양 과정에서의 안정성이다. 현재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부통령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의 행동을 ‘야만적’이라 비난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유라시아 그룹의 리사 그레이스-타르고 애널리스트는 "과도 정부가 안정되려면 미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국내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수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본 시장 복귀 기대감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7년부터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졌으며, 2019년 이후 미국의 제재로 국채 매입이 금지됐다. 그러나 2023년 제재가 일부 해제되고 JP모건의 주요 지수에 국채가 재편입되면서 헤지펀드와 부실채권 전문 투자자들의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새로운 정권이 미국과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는다면 베네수엘라가 실질적인 재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가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프란체스코 마라니는 "미국의 참여는 구조조정 기간을 단축시키고 강력한 투자를 이끌어내 석유 생산 능력을 빠르게 회복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