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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셰브론, ‘베네수엘라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지만…美 석유기업들, 투자 회수까지는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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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셰브론, ‘베네수엘라 최대 수혜주’로 부상했지만…美 석유기업들, 투자 회수까지는 험로

셰브론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셰브론 로고.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건을 미국 석유 기업들에 맡기겠다는 구상을 밝힌 가운데 월가에서는 셰브론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을 과거 정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까지는 막대한 비용과 장기간의 불확실성이 불가피해 실제 수익을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CNBC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월가 분석가들은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실제로 영업 중인 미국 대형 석유 기업이 셰브론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셰브론이 경쟁사보다 앞서 있다는 시각이다.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07년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며 자산을 몰수한 이후 현지에서 철수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확인된 원유 매장량이 약 3030억배럴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을 1990년대 정점이었던 하루 350만배럴 수준으로 회복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생산량은 하루 약 110만배럴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리스크 관리업체 글로벌리스크매니지먼트의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베네수엘라는 석유 기업 입장에서 투자 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트에드에너지는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는 데만 향후 15년간 약 530억 달러(약 76조7440억 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생산량을 2040년까지 하루 300만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투자 규모가 1830억 달러(약 264조9840억 원)로 세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투자를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성과 제도적 지속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에너지 자문업체 래피던에너지그룹의 밥 맥널리 창업자는 “석유 기업들은 카라카스에서 누가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지와 정권의 안정성을 가장 먼저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골드윈 전 국무부 국제에너지 특사는 “에너지 투자는 30년 단위의 장기 사업이기 때문에 법과 재정 체계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정치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반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영향력을 활용해 베네수엘라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권력을 넘겨받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국익 수호를 강조하는 한편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석유 시장 환경 역시 변수로 꼽힌다. 맥널리 창립자는 “이미 전 세계에 석유 공급이 충분한 상황에서 수십억달러를 베네수엘라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구상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보다는 길고 굴곡진 과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셰브론은 미국 정부가 발급한 특별 허가를 통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와 합작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이 합작 사업은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생산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JP모건은 추산했다. JP모건의 아룬 자야람 애널리스트는 “셰브론은 이미 상당한 자원과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생산 확대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