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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패러다임 바뀐다... 中 연구진, '3.6V 고전압' 나트륨-황 배터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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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패러다임 바뀐다... 中 연구진, '3.6V 고전압' 나트륨-황 배터리 개발

네이처(Nature) 게재... 리튬 대비 가격 1/20 수준, 에너지 밀도는 리튬의 4~8배
불연성 전해질과 '무음극' 설계로 화재 위험 차단 및 에너지 효율 극대화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프로필렌 카보네이트(PC) 혼합물에 5 wt% 플루오로에틸렌 카보네이트(FEC)와 NaDCA 전해질 혼합물로 구성된 1M NaClO를 포함하는 기존 유기 전해질의 가연성 시험. 사진=네이처이미지 확대보기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프로필렌 카보네이트(PC) 혼합물에 5 wt% 플루오로에틸렌 카보네이트(FEC)와 NaDCA 전해질 혼합물로 구성된 1M NaClO를 포함하는 기존 유기 전해질의 가연성 시험. 사진=네이처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와 희토류 공급망 위기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나트륨-황(Na-S)' 배터리 기술이 공개되어 전 세계 과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9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와 피즈오알지(Phys.org)에 따르면, 중국 연구진은 상온에서 고전압을 구현하면서도 화재 위험이 없는 혁신적인 나트륨-황 배터리 설계를 발표했다.

◇ 상온의 한계 극복... 3.6V 고전압 '무음극' 설계의 탄생


나트륨과 황은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에너지 저장 잠재력이 높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낮은 전압과 상온에서의 화학 반응 제어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존 나트륨-황 배터리는 1.6V 미만의 낮은 전압을 기록하거나, 고전압을 얻기 위해 고온 환경이 필수적이었다.

이번 연구팀은 '디시아나마이드(NaDCA)'가 혼합된 특수 클로로알루미네이트 전해질을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전해질은 상온에서도 고가치 황 산화환원 반응을 가능케 하여, 리튬 배터리와 대등한 3.6V의 방전 전압을 실현했다.

특히 음극(Anode) 재료를 따로 넣지 않는 '무음극(Anode-free)' 설계를 채택해 배터리의 부피와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안전성을 높였다.

◇ 압도적인 성능: 리튬을 넘어서는 에너지 밀도


새로운 배터리의 성능 지표는 놀라운 수준이다. 연구진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최대 1,198Wh/kg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으며, 촉매(Bi-COF)를 도입할 경우 2,021Wh/kg까지 치솟는다. 이는 현재 상용 리튬이온 배터리(약 250~300Wh/kg)의 7~8배에 달하는 수치다.

출력 밀도 또한 23,773W/kg으로 매우 높아 급속 충전과 고출력이 필요한 기기에도 적합하다. 연구진은 파우치 셀 형태의 배터리를 공기 중에서 절단하는 실험을 통해, 배터리가 손상된 상태에서도 단락이나 열 폭주 없이 20분간 LED 램프를 작동시키는 등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 가격 파괴: kWh당 5달러... 리튬의 20분의 1 수준


가장 파격적인 부분은 경제성이다. 연구팀은 이 배터리의 제조 비용을 kWh당 약 5.03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kWh당 약 100달러 이상)과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기존 나트륨 배터리보다도 훨씬 저렴하다.

리튬은 추출 과정에서 환경 파괴 논란이 있고 공급망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지만, 나트륨은 바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소금에서 얻을 수 있어 자원 안보 측면에서도 탁월한 대안이 된다. 전해질 자체도 본질적으로 불연성이라 전기차 화재 우려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 상용화까지의 과제: 부식성과 대기 안정성


물론 실제 시장에 나오기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사용된 전해질이 부식성이 강해 배터리 내부 소재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고, 대기 중 노출 시 안정성이 아직 단기적이라는 점이다.

연구팀은 전해질의 화학적 안정성을 높이고 부식을 방지할 수 있는 추가 소재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문제만 해결된다면, 새로운 나트륨-황 배터리는 대규모 전력망 에너지 저장 장치(ESS)부터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전자기기까지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 설계가 배터리 기술의 중요한 공급망 문제와 안전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