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추종의 시대는 끝났다”… 헬스케어·유틸리티·중소형 가치주로 ‘머니무브’ 본격화
채권 금리 5% 육박 가능성… GLP-1·경험 경제·정밀 농업이 차세대 ‘메가트렌드’
채권 금리 5% 육박 가능성… GLP-1·경험 경제·정밀 농업이 차세대 ‘메가트렌드’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9일(현지시각) ‘2026년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월가 최고 투자전략가들의 연례 토론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5일 뉴욕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라지브 자인 GQG 파트너스 회장, 토드 알스텐 파르나서스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 존 로저스 주니어 아리엘 인베스트먼트 회장 등 11명의 거물급 인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3일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로 촉발된 지정학적 긴장과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눈덩이처럼 불어난 미국 정부 부채 등 악재가 산재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기업 실적 호조와 금리 안정,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넘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인공지능(AI)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새로운 투자처 발굴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AI ‘자본 지출 정점론’ vs ‘생산성 혁명’ 격돌
회의의 최대 화두는 단연 AI였다. AI가 기업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현재의 과열 양상에 대해서는 날 선 공방이 오갔다.
라지브 자인 GQG 파트너스 회장은 “AI 관련 자본 지출이 올해 정점을 찍고 둔화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음을 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 임대 가격이 시간당 4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수요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와 빅테크 기업의 이익성장률이 꺾이면 시장 전체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토드 알스텐 파르나서스 CIO는 정반대 견해를 내놨다. 그는 “AI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세대적 변화”라며 “미국 기업들은 AI를 통해 압도적인 생산성 향상과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올해 2.0~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며, S&P 500 지수가 연말 7500~78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인덱스 펀드 믿지 마라”… ‘종목 장세’의 귀환
참석자들은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지수(인덱스) 투자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수익률이 소수 대형 기술주에 지나치게 편중된 탓에, 지수만 추종해서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고다.
크리스토퍼 로스바흐 J. 스턴앤컴퍼니 CIO 역시 “지수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동조했다. 그는 “많은 우량 기업, 특히 소비재 분야의 기업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들이 올해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가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채 금리 5% 시대… “재정 적자·고금리 뉴노멀 대비하라”
경제 지표와 관련해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함께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소날 데사이 프랭클린 템플턴 채권 부문 CIO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2.75~3.0%로 낙관하면서도,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4.5%를 넘어 5%에 육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3% 수준에서 끈적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는 불필요하다”며 “시장은 재정 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금리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비 조셉 코헨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미국의 부채가 경기 호황기에도 이례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3조5000억 달러(약 5109조 원)가 늘어날 국가 부채는 시장의 잠재적 뇌관”이라고 지적했다.
비만치료제부터 정밀 농업까지… 넥스트 ‘메가트렌드’
전문가들은 AI를 넘어설 차세대 투자 테마로 ▲GLP-1(비만치료제) ▲경험 경제 ▲정밀 농업을 꼽았다.
데이비드 지루 T. 로우 프라이스 CIO는 “GLP-1은 단순한 비만 치료제를 넘어 식품 소비와 헬스케어 산업 전반을 뒤흔들 ‘새로운 스타틴(고지혈증약)’이 될 것”이라며 거대 시장 형성을 예고했다. 존 로저스 회장은 “사람들은 물건보다 ‘경험’에 지갑을 연다”며 여행, 엔터테인먼트, 라이브 공연 관련 기업의 성장을 점쳤다. 토드 알스텐 CIO는 자율주행과 데이터 기술이 결합한 ‘정밀 농업’을 통해 식량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업들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농업 방식으로 토양, 기후, 작물 상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투입(물, 비료, 농약 등)하는 맞춤형 농업 방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