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 작전 투입된 '제럴드 포드함', 매일 배관 막혀 아수라장…정비병들 "하루 19시간 뚫는 중"
크루즈선 방식 '진공 시스템' 도입했다가 낭패…좁은 배관에 칼슘 쌓여 잦은 고장, 재설계엔 10년 걸려
크루즈선 방식 '진공 시스템' 도입했다가 낭패…좁은 배관에 칼슘 쌓여 잦은 고장, 재설계엔 10년 걸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제압을 위해 카리브해에 전개한 최신예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CVN-78)'가 예상치 못한 내부의 적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건조 비용만 130억 달러(약 18조 원)에 달하는 이 '슈퍼 항모'가 고질적인 배관 설계 결함으로 인해 화장실 오수 처리에 심각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17일(현지 시각) 입수한 내부 문건을 인용해 포드함의 승조원들이 겪고 있는 위생 시스템의 총체적 난국을 보도했다.
최첨단 항모의 민낯…"지금 화장실 다녀오세요, 곧 폐쇄됩니다"
보도에 따르면 제럴드 포드함은 지난해 6월 노퍽항을 출항해 7개월째 카리브해 작전을 수행 중이다. 마두로 체포 작전 지원과 베네수엘라 관련 유조선 차단이라는 중대 임무를 맡고 있지만, 함정 내부에서는 4,600명의 승조원이 화장실 시스템의 잦은 고장으로 고통받고 있다.
문제의 원인은 '진공 수집·저장·이송(VCHT)' 시스템이다. 미 해군은 상업용 크루즈선의 기술을 벤치마킹해 물 사용량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려 했으나, 이는 군함의 특수성을 간과한 결정이었다. 진공 방식은 배관이 좁아 이물질에 취약한데, 승조원들이 화장실에 넣어서는 안 될 물건(티셔츠, 밧줄 등)을 투입하거나, 배관 내부에 칼슘 침전물이 쌓이면서 수시로 막히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하루 19시간 노동 착취당하는 정비병들…산성 세척에만 5억 원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이들은 선체 정비 부사관(HT)들이다. 2025년 3월 한 간부가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단 4일 동안 205건의 고장이 보고됐다. 해당 간부는 "우리 오수 시스템이 매일 학대당하고 파괴되고 있다"며 "내 부하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현재 하루 19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배관을 꽉 막아버리는 '칼슘 침전물' 제거 비용도 만만치 않다.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 따르면 시스템 복구를 위한 '산성 세척(Acid Flush)' 한 번에 약 40만 달러(약 5억 6000만 원)가 소요된다. 포드함은 2023년 이후 최소 10번 이상의 산성 세척을 실시했지만, 이는 항구에 정박해서만 가능한 작업이라 해상 작전 중에는 임시방편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재설계 예산은 10년 뒤에나…"검증 안 된 신기술의 폐해"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검증되지 않은 상용 기술을 무리하게 군함에 적용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브라이언 클라크(Bryan Clark) 허드슨 연구소 연구원은 "크루즈선과 원자력 군함의 임무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며 "차라리 구형 시스템을 유지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해군 함정 건조 속도를 높이려는 상황에서, 포드함의 사례는 신기술 도입에 대한 값비싼 교훈을 남기고 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