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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11월 중간선거 ‘룰’ 뒤집기...“민주주의 붕괴”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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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11월 중간선거 ‘룰’ 뒤집기...“민주주의 붕괴” 경고등

선거구 재획정·우편투표 제한 등 전방위 압박... 하원 다수당 사수 총력
법무부 등 사정기관에 '선거 불복' 인사 전진 배치... 선거 불신 조장
전문가들 "행정부 권한 밖 조치... 선거 인프라 신뢰 무너뜨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11월 치러질 중간선거의 판을 흔들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11월 치러질 중간선거의 판을 흔들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11월 치러질 중간선거의 판을 흔들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구 재획정 요구부터 투표 기기 사용 금지 시도까지 행정부 권한을 총동원해 선거 규칙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자신을 향한 탄핵이나 고강도 조사가 시작될 것을 우려한다. 이 때문에 이번 시도가 단순한 정치 공세를 넘어 미국의 오랜 민주주의 규범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10년 관행 깬 선거구 다시 그리기’... 하원 사수 총력전


지난 12(현지시각)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 지도부들에 10년 주기의 인구조사 완료 후 선거구를 획정하는 관행을 깨고, 선거구를 다시 그리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 하원은 공화당 218, 민주당 213석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단 몇 석의 변동만으로도 의회 권력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하이오,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등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는 이미 자당에 유리하도록 9개 선거구를 조정했으며, 플로리다주 역시 이를 검토 중이다.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11월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을 승인한 것에 대한 맞불 작전 성격도 짙다.

대법원이 텍사스의 새로운 선거구 획정을 인정했으나, 유권자 단체들의 소송은 이어지고 있다. 인디애나주의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재획정 요구를 거부하는 등 공화당 내부에서도 일부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투표 인프라 흔들기... 우편투표·전자개표기 무력화 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와 전자 개표 시스템을 '사기'라고 주장하며 이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지난 8월 그는 우편투표를 끝내기 위한 행정명령을 시사했으며, 투표 기기를 "완전한 재앙"이라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기계식 개표 없이 수작업 개표로 전환할 경우, 개표 결과 확정에 수일에서 수주가 걸리고 집계 오류 가능성이 커져 선거 불복 소송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헌법상 선거 관리 권한은 주 정부와 의회에 있어 대통령이 이를 일방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통령의 지속된 공격은 선거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실제로 우편투표 폐지론은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를 낳는다. 애리조나와 같은 경합주의 고령층 공화당 지지자들이 우편투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충성파 채운 법무부, 유권자 정보 요구 압박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법무부(DOJ), 국토안보부(DHS), 연방수사국(FBI) 등 주요 사정기관 요직에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거나 음모론을 제기한 인물들을 대거 기용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 카시 파텔 FBI 국장은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다.

법무부는 선거인 명부 정비를 명분으로 최소 40개 주에 유권자의 생년월일과 사회보장번호 일부가 포함된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이미 23개 주와 워싱턴 D.C.를 상대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데이터 수집이 합법적인 유권자의 투표권을 박탈하거나,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근거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기 인구조사와 군 투입 시사... 혼란 가중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2030년에 실시해야 할 인구조사를 앞당겨 실시하고, 여기서 불법 체류자를 제외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는 헌법에 명시된 "각 주의 전체 인구 수" 집계 원칙과 충돌해 위헌 논란이 불가피하다. 인구조사는 하원 의석 배분과 선거구 획정의 기준이 되므로, 이민자가 많은 민주당 강세 주(State)의 의석을 줄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또한, 민주당 강세 도시에 주 방위군이나 군대를 투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백악관은 이를 부인하지 않았으며, 비판 세력은 이것이 유권자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해 투표 참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스탠퍼드 로스쿨의 민주주의 및 선거법 전문가 너새니얼 퍼실리 교수는 "선거 인프라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쏟아지는 이러한 변경 시도들은 2026년 선거 관리에 엄청난 혼란과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하는 파격적인 조치들은 대부분 주 정부의 권한이나 헌법적 한계에 부딪혀 법원으로 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선거 현장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트럼프식 '게임의 룰' 바꾸기가 11월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