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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급증 속 '거품 경고' 확산...데이터센터 과잉이 핵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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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급증 속 '거품 경고' 확산...데이터센터 과잉이 핵심 변수

- 금융위기 예견했던 베리·차노스 "임계점 접근...인프라 투자, 실질 수요보다 앞서 확대되고 미래 수익 선반영"
- 골드만삭스는 "생산성 향상과 산업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고 반박...강세장 지속 vs 붕괴 전조 논쟁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분야의 최고 유망주 자리를 놓고 빅테크 기업에 도전장을 내밀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분야의 최고 유망주 자리를 놓고 빅테크 기업에 도전장을 내밀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인공지능(AI) 산업을 향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금융 위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던 인물들이 AI 투자 과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의 AI 투자 국면이 과거 버블 국면과 유사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대형 투자은행과 기술 기업들은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범용 기술이라며, 과거 닷컴 버블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AI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면서 금융시장 내 논쟁도 한층 격화되고 있다.

과거 위기 예측자들, AI 투자 구조에 경고


헤지펀드 업계에서 과거 금융 위기를 예견했던 인물들이 최근 AI 투자 흐름에 대해 잇따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닷컴 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경고를 제기했던 마이클 베리는 AI 인프라 투자가 실질 수요보다 앞서 확대되고 있으며, 차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베리는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과 고성능 반도체 확보 경쟁이 급격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익 창출 시점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이러한 구조가 과거 주택 시장 붕괴 이전에 나타났던 자금 흐름과 일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헤지펀드 매니저인 제임스 차노스 역시 AI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미래 수익 전망을 과도하게 선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AI 기술의 장기적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재 주가 수준이 단기 수익 구조와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의 이면


AI 투자 논쟁의 핵심에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확충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대규모 연산 수요 증가에 대비해 데이터센터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력 수요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 과정에서 단기 수요 예측이 과도하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본다. 생성형 AI 서비스의 확산 속도와 실제 수익화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투입되는 자본 규모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인프라에는 고성능 반도체, 냉각 시스템, 전력망 확충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장기 차입을 통해 조달되고 있으며, 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장기간 긴축적으로 유지될 경우 재무 구조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클라우드 기업 주가 상승과 평가 논쟁


AI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반도체 및 클라우드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상승했다. AI 연산에 필수적인 GPU와 가속기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빠르게 확대됐다.

경고론자들은 과거 닷컴 버블 당시에도 네트워크 장비와 인터넷 인프라 기업들이 실적에 앞서 급등한 사례를 언급한다. 당시 기술 혁신 자체는 실현됐지만, 투자 사이클은 큰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찾는 시각이다.

반면 현재 AI 관련 주요 기업들은 이미 안정적인 매출 기반과 글로벌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금 흐름 역시 과거 IT 버블 시기보다 훨씬 견조하다는 평가도 있다. AI 서비스가 기업용 솔루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제시된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반박 논리


대형 투자은행들은 AI 투자 거품론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분석에서 AI 투자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산업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AI가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기업 운영 방식과 노동 효율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범용 기술에 해당한다고 분석한다. 이 경우 초기 투자 규모가 크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 대비 효율이 개선될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현재 AI 투자에 나서는 주요 기업들은 과거 닷컴 시기와 달리 이미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금융시장 내부의 엇갈린 판단


AI 투자 흐름을 둘러싼 금융시장 내부의 시각은 점차 분화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AI가 향후 장기간 지속될 구조적 성장 동력이라고 보고, 단기 변동성보다 기술 확산 속도와 시장 지배력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위험 관리에 중점을 둔 투자자들은 기술의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투자 사이클상 조정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은 특정 시점에서 과도한 기대가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같은 시각 차이는 AI 관련 종목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적 전망이나 투자 계획 변화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AI 투자 논쟁이 시사하는 점


AI 투자 거품 논쟁은 단순한 기술 평가를 넘어 현재 글로벌 자본 시장의 기대 수준과 자금 흐름을 보여준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대규모 자본이 AI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기대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동시에 과거 위기를 경험한 투자자들의 경고는 AI 산업이 성장 과정에서 조정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기술 혁신과 금융 사이클이 항상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AI 투자 흐름은 당분간 글로벌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