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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폴리실리콘 공룡들 ‘자구책’ 연합… 전 세계 95% 장악한 공급망 재편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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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폴리실리콘 공룡들 ‘자구책’ 연합… 전 세계 95% 장악한 공급망 재편 나선다

통웨이·GCL 등 10개 핵심 기업 합작사 설립… 과잉 생산·출혈 경쟁 방어 목적
제조 원가 밑도는 ‘가격 폭락’에 가동률 감축… 시장 독점 및 품질 저하 우려도
중국은 태양광 패널 산업에서 과잉 생산 능력 문제로 고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태양광 패널 산업에서 과잉 생산 능력 문제로 고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유례없는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사실상의 생산량 조절 카르텔로 평가받는 이번 연합은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10대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들은 최근 생산 능력 재구조화를 위한 공동 벤처인 ‘베이징광허 첸청 테크놀로지(Beijing Guanghe Chencheng Technology)’를 설립했다.

여기에는 세계 최대 공급업체인 통웨이(Tongwei)를 비롯해 GCL 테크놀로지, 신장 다콰 뉴 에너지 등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 보조금이 만든 ‘공급 과잉’의 부메랑… 가격 3분의 1토막


중국 태양광 산업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급성장해왔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의 95%, 완제품 패널 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 증가 속도를 훨씬 앞지른 무분별한 설비 확장은 결국 치명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2022년 킬로그램당 30달러를 상회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현재 10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태양광 컨설팅 업체 RTS에 따르면, 2024년 여름을 기점으로 판매 가격이 제조 원가 이하로 떨어지는 ‘역마진’ 현상이 발생하며 기업들의 적자가 심화되었다.

◇ 생산 감축 플랫폼 ‘광허천청’… 국가 주도의 구조조정

새롭게 설립된 ‘광허천청’은 중국태양광산업협회(CPIA)의 지침에 따라 난립한 생산 능력을 재조정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예정이다.

개별 기업들이 각자도생식으로 벌여온 치열한 증설 경쟁을 중단하고,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상류 부문의 생산량을 통제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중국 제조업체들의 월평균 생산량은 2024년 초 17만 5천 톤에서 2025년 상반기 9만 9천 톤까지 급감했다. 이번 합작 투자는 이러한 일시적 감축을 넘어 산업 전체의 공급 질서를 재확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독점 논란과 품질 저하 우려… 시장 당국 ‘경고’


하지만 이러한 대형 업체들의 연합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사실상의 가격 담합이나 물량 조절 카르텔로 변질될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 시장규제국(SAMR)은 최근 합작 투자 파트너 일부를 소환해 생산 능력이나 판매 가격에 관한 부당한 합의를 금지하라고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인위적으로 부양될 경우,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트리나솔라 측은 “경쟁 원칙이 사라지면 기술 혁신 정체와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탄소 중립 목표와 에너지 안보라는 명분 아래 비대해진 태양광 산업이 겪는 ‘성장통’의 단면을 보여준다. 2026년 이후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의 향방은 중국의 이 ‘공급 조절’ 실험이 연착륙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