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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로존 수출 이중 타격…트럼프 관세에 달러 약세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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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유로존 수출 이중 타격…트럼프 관세에 달러 약세 겹쳐

미 달러화 및 유로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달러화 및 유로화 지폐.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달러 약세가 맞물리면서 유로존 수출 기업들이 이중 압박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화 가치가 지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 대비 1.2달러 수준까지 오르며 유럽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당장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아직 우세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달러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급락하며 유로존 경제에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달러는 지난주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하루 만에 1.3% 하락했고 올해 들어 누적 하락률은 2.6%에 이르렀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약 9.5% 떨어지며 거의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단일 통화인 유로화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1유로당 1.2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파운드화와 엔화도 최근 고점을 기록하는 등 달러 약세가 전반적인 흐름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경제학자들은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기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꼽는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경제팀 일부가 수출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달러 약세를 선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달러 가치 하락이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미런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24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관세와 달러 평가절하를 무역적자 해소 수단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유로존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달러 약세는 미국 경제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유로존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로화는 지난해 달러 대비 약 13% 상승해 2017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잭 앨런 레이놀즈 유로존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강세는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 가계 재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유로화가 강해질수록 수출 경쟁력은 약화되고 수입 물가는 낮아져 소비자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리카르도 아마루 유로존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유럽 기업들이 점점 불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로·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에 머물 경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연말 기준 약 0.2%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말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 합의 이후 기준선으로 여겨졌던 1유로당 1.16달러 수준과 비교한 결과다.

다만 모든 전문가가 비관적인 전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브뤼겔의 졸트 다르바시는 과거 유로화가 지금보다 훨씬 강세였던 시기에도 유럽 수출은 양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1.2달러 수준은 2000년대 중반 1.3~1.5달러대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며 “최근 달러 약세가 유럽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이미 타격을 입은 수출업체들에게 환율 변동이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특히 자동차와 제약 산업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유럽 주요 기업으로 구성된 스톡스 유럽 600 지수 소속 기업들은 매출의 약 30%를 미국에서 올리고 있다.

유로화 급등을 두고 ECB의 개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마르틴 코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유로화 상승폭이 “완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환율이 물가 전망을 낮출 정도로 움직일 경우 ECB가 개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DW에 따르면 대다수 분석가들은 아직 통화정책 개입 시점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다만 유로화 강세가 더 이어질 경우 ECB가 금리 인하 논의를 재개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르바시는 “환율 변동은 수십년간 반복돼 왔고 기업들은 지금보다 훨씬 큰 변동성에도 적응해왔다”며 현 시점에서의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