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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6300달러 시대 온다"… '검은 금요일' 폭락은 '줍줍'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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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6300달러 시대 온다"… '검은 금요일' 폭락은 '줍줍' 기회?

금·은값 급락은 일시적 '거품 걷기'… 월가 전문가들 "강력한 기초여건 변함없다"
매파 연준 의장 등판에 달러 강세 반전했으나 중앙은행 '금 사재기'는 현재진행형
JP모건·웰스파고, 연말 목표가 6300달러 상향… 은 수급 불균형 심화
월가 주요 투자은행(IB)은 이를 '건강한 조정'으로 규정하며 연말 금값이 온스당 6300달러(약 919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월가 주요 투자은행(IB)은 이를 '건강한 조정'으로 규정하며 연말 금값이 온스당 6300달러(약 919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지난달 30(현지시각)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은값이 하루 만에 30% 폭락하고 금값 역시 11% 밀려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불과 열흘 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던 기세는 꺾였으나, 월가 주요 투자은행(IB)은 이를 '건강한 조정'으로 규정하며 연말 금값이 온스당 6300달러(919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난 9(현지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매파' 워시의 등장과 '셀 아메리카'의 후퇴


귀금속 시장의 급락을 촉발한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인 케빈 하셋 대신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이 짙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그동안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연준이 금리를 가파르게 내릴 것으로 보고 달러 약세와 금값 상승에 거액을 거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거래에 몰두했다. 하지만 워시 지명자가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며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고, 금과 은에 몰렸던 투기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귀금속 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약 7조 달러(9310조 원)에 이른다.

중앙은행의 '탈달러' 행보와 은 공급 부족

가격 조정에도 귀금속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은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평가다. 세계금협회(WGC)의 크리샨 고폴 분석가는 "지난해 금 매입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지정학적 불안과 미 행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금 수요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미 국채를 처분하고 금 비중을 높이는 흐름이 뚜렷하다. 현재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 자산 가치는 미 국채 보유액을 넘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변동성 위험을 이유로 자국 금융기관에 미 국채 매입 속도를 늦추라고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38조 달러(5540조 원)를 돌파한 미국의 국가 부채와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달러 대신 금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다.

은은 실질적인 수급 불균형이 가격을 지지할 전망이다. 은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태양광 패널, 전기차(EV)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로 쓰이며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2억 온스(5670t) 규모의 공급 부족이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은은 구리나 아연 광산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경우가 많아 가격이 급등해도 생산량을 즉각 늘리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월가의 제언 "광산주 ETF가 대안"


월가 금융사들은 금값 목표치를 공격적으로 올리고 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는 최근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기존 4500~4700달러(657~686만 원)에서 6100~6300달러(890~919만 원)로 대폭 수정했다. JP모건 역시 실물 자산의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6300달러를 목표가로 제시했다. JP모건의 니콜라우스 파니기르초글루 전략가는 수년 내 금값이 8000달러(1168만 원)를 돌파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실물 자산뿐만 아니라 광산업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앤드루 배리 배런스 기자는 "은 가격이 온스당 82.25달러인 상황에서 광산 기업의 생산 원가는 20~25달러 수준에 불과해 막대한 이익이 예상된다"'글로벌 X 실버 마이너스(SIL)''스프로트 실버 마이너스(SLVR)' 같은 ETF를 추천했다.

스프로트 자산운용의 존 해서웨이 분석가는 "금광 주식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개별 종목보다는 분산 투자가 가능한 ETF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재 금·은 비율이 62 내외로 50년 평균치인 65에 근접한 만큼, 두 금속의 상대적 가치는 적절한 균형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