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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MIC "메모리 부족으로 산업계 '위기 모드'… 공급망 재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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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MIC "메모리 부족으로 산업계 '위기 모드'… 공급망 재편 가속"

자오 하이쥔 CEO "메모리·전력 칩 공급난 심각, 시장 점유율 확보 절호의 기회"
2026년 81억 달러 규모 ‘사상 최고치’ 자본 지출 유지… 자동차·AI 칩 국산화 집중
반도체 제조 국제공사(SMIC)는 중국의 대표적인 계약 반도체 제조업체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제조 국제공사(SMIC)는 중국의 대표적인 계약 반도체 제조업체이다.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가 현재 전 세계 전자 기기 제조업계가 메모리 칩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위기 모드’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중국 내 ‘반도체 국산화’ 열풍에 힘입어 현지 칩 설계업체들이 외국 경쟁사들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1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자오 하이쥔 SMIC 공동 CEO는 실적 발표를 통해 메모리 관련 칩과 전력 반도체의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을 경고했다.

특히 그는 현재의 주문 폭주가 실제 수요보다 부풀려진 ‘과잉 부킹(Double Booking)’일 가능성이 크다며, 공급망의 중간 계층이 가격 상승을 노리고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비행기 표 구하는 심정"…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이면


자오 CEO는 현재의 상황을 비행기 표 예매에 비유하며, 공급 부족 시기에 나타나는 업계의 심리적 불안감을 설명했다.

“한 항공사에 표가 없으면 다른 항공사 카운터로 달려가는 것처럼, 고객들이 여러 곳에 중복 주문을 넣으면서 총 주문량이 실제 수요보다 훨씬 높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 채널과 중간 상인들이 향후 더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 메모리를 비축하고 있으며, 이 재고들은 올해 말 신규 용량이 가동되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말 새로운 메모리 용량이 가동되더라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같은 AI 특화 제품은 복잡한 검증 과정 때문에 즉시 사용되기 어렵다. 따라서 신규 물량은 주로 소비자 가전 분야에 먼저 투입될 전망이다.

◇ ‘재조정 효과’ 톡톡… 중국 반도체 자립의 선봉

SMIC는 2025년 거둔 호실적의 배경으로 해외 생산 물량이 중국 내 생산으로 이동하는 ‘재조정 효과(Reshoring Effect)’를 꼽았다.

아날로그 칩을 필두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DDI), 카메라 센서,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전 분야에서 중국 현지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자동차 칩 현지화 정책에 힘입어 SMIC의 산업 및 자동차 분야 웨이퍼 수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했다.

SMIC는 증가하는 국산화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81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 규모의 자본 지출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월간 웨이퍼 생산 능력을 약 4만 장가량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 2025년 순이익 38.9% 증가… ‘감가상각’은 숙제


SMIC는 지난해 연간 매출 93억2000만 달러, 순이익 6억8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순이익이 무려 38.9%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공장 가동률은 95.7%에 달해, 강력한 현지 생산 수요를 입증했다.

다만, 지속적인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해 올해 장비 감가상각비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오 CEO는 "전자 제조업체들이 메모리 부족 때문에 다른 부품의 주문을 줄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수요 반등기에 대비해 충분한 칩을 확보해둘 것을 고객사들에 권고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