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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인권운동 상징 제시 잭슨 별세…향년 8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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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인권운동 상징 제시 잭슨 별세…향년 84세

제시 잭슨 목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시 잭슨 목사. 사진=로이터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미국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제시 잭슨 목사가 84세로 별세했다고 USA투데이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잭슨 목사는 이날 오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진행성 신경근육 질환인 진행성 핵상마비를 오랜 기간 앓아왔으며 지난해 11월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잭슨 목사가 설립한 레인보우 푸시 연합은 성명을 통해 “민권 지도자이자 레인보우 푸시 연합 창립자인 제시 루이스 잭슨 시니어 목사가 별세했다”며 “그는 가족들 곁에서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지난 1941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태어난 잭슨은 1960년 인종 분리 정책에 항의하다 체포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이끈 인권운동에 합류했고 1968년 킹 목사가 암살될 당시 현장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60년대 중반 남부기독교지도자회의(SCLC) 시카고 지부에서 활동하며 흑인 고용 확대를 요구하는 ‘오퍼레이션 브레드바스켓’을 이끌었다. 이후 레인보우 푸시 연합으로 발전한 단체를 통해 기업의 다양성 확대와 투표권 보장을 촉구했다.

잭슨은 1984년과 1988년 두 차례 민주당 소속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흑인 유권자 등록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비록 경선에서 월터 먼데일, 마이클 두카키스에게 각각 패했지만 흑인 정치 세력의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 무대에서도 활동을 이어갔다. 1983년 시리아를 방문해 레바논 상공에서 격추된 미군 조종사의 석방을 이끌었고, 1990년에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만나 인간 방패로 억류됐던 미국인 석방을 협상했다. 1999년에는 코소보 전쟁 당시 미군 포로 3명의 석방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잭슨에게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하며 “그의 창의적 에너지와 지성, 열정이 미국을 더 나은 나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최근까지도 그는 투표권과 인종 정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2021년에는 상원 필리버스터 규칙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해 두 차례 체포됐으며 같은 해 아내 재클린 잭슨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합병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라샤드 로빈슨 전 ‘컬러 오브 체인지’ 대표는 “그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평생 인권을 위해 싸우는 길을 택했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등장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부상도 잭슨의 도전 없이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