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나바로 보좌관 "빅테크가 전력망 부하 책임져야... 비용 내재화 강제 조치"
전기료 6.9% 급등에 민심 이반...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생활비 전쟁' 정조준
마이크로소프트 이어 메타 압박... 21조 원 규모 신규 발전소 건설 비용 전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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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이어 메타 압박... 21조 원 규모 신규 발전소 건설 비용 전가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이 미국 내 공공요금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메타(Meta)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에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직접 부담하라고 강력히 압박하고 나섰다.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감당하기 어려운 생활비'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빅테크를 인플레이션의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의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메타를 포함한 모든 데이터센터 건설사들은 발생한 모든 비용을 스스로 치러야 한다"고 천명했다.
전기료 1년 새 6.9% 급등... 트럼프, '빅테크 책임론'으로 중간선거 정면돌파
나바로 보좌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 내 전기료 등 공공요금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시점에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25년 미국의 전기 요금은 전년 대비 6.9% 상승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5년간 최대 267%에 달하는 기록적인 요금 인상이 보고되기도 했다.
나바로 보좌관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며 화살을 전임 정부로 돌리면서도, 현재의 물가 상승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빅테크가 저렴한 공공 전력을 독점하는 구조를 손보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으며, 국민의 고통을 체감하고 있다"며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앞지르도록 하는 것이 경제 정책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일반 투표 지지율에서 5.2%포인트 앞서나가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운영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자, 정부가 '빅테크 때리기'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굴복시킨 트럼프... 150억 달러 규모 '에너지 팩트' 압박
백악관의 압박은 이미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인들이 전기료 인상이라는 형태로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합의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화답하듯 데이터센터 인근 지역의 공공요금을 올리지 않고, 사용한 물을 100% 이상 환원하는 '커뮤니티 퍼스트'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정부 요구에 굴복했다.
이제 정부의 다음 타깃은 메타와 아마존 등으로 향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버지니아와 뉴저지 등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 주지사들과 손잡고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업체인 PJM 인터커넥션(PJM Interconnection)에 신규 발전소 건설 비용 150억 달러(약 21조6700억 원)를 빅테크 기업들이 전액 부담하도록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메타 측은 "이미 데이터센터 에너지 비용을 전액 지불하고 있으며, 지역 인프라 확충과 전력망 보강을 위해 추가적인 투자까지 진행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기업들이 전력망 안정성에 미치는 간접 비용까지 모두 '내재화'해야 한다는 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에너지 국수주의 시대... 빅테크 수익성 악화 및 AI 확장 제동 우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을 에너지 안보와 민심 안정을 결합한 '에너지 국수주의'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동북부 해상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은 중단시키면서도,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원자력 및 화력 발전소 건설 비용을 기업에 떠넘기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의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순히 전기료를 내는 수준을 넘어 전력망 보강과 신규 발전소 건설 비용까지 떠안아야 할 경우, AI 인프라 확충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표를 의식해 빅테크를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결국 이러한 비용 상승이 서비스 이용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자국 내 에너지 자원 보호와 서민 물가 안정을 명분 삼아, 고수익을 올리는 거대 기술 기업들에 대한 비용 분담 압박을 전방위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