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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포드 제쳤다"…트럼프 "중국차 공장 환영" 발언에 美 업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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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포드 제쳤다"…트럼프 "중국차 공장 환영" 발언에 美 업계 '패닉'

중국 전기차업체 지난해 글로벌 6위 도약, 5년새 판매량 역전
캐나다, 중국차에 6.1% 관세…미국 자동차업체 76% "중국차 진출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이 중국 경쟁자들의 본격 진입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이 중국 경쟁자들의 본격 진입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이 중국 경쟁자들의 본격 진입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16(현지시각) 트럼프의 발언과 캐나다의 중국 전기차 수입 허용 결정이 맞물리면서 미국 자동차업계가 "편집증에 가까운 우려"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발언에 디트로이트 긴장감 확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디트로이트 경제클럽 연설에서 "중국이 들어오게 하라. 일본도 들어오게 하라""그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여러분과 여러분 이웃을 고용한다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자동차업체에 사실상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연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볼보와 폴스타를 소유한 중국 자동차업체 지리(Geely)는 최근 미국 진출이 "언제, 어디서냐의 문제"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볼보 공장을 활용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볼보 최고경영자 호칸 사무엘손은 "여분 생산능력이 있다면 지리와 협력해 차량을 조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우치(Dauch Corp)의 데이비드 다우치 최고경영자는 FT"중국이 미국 진출 기회를 얻는다면 디트로이트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일본, 유럽, 한국 업체들까지 도전하는 매우 경쟁력 있는 모델을 들고 올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 환경이 아니라면 미국은 중국이 미국 일자리에 영향을 주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의 마크 웨이크필드 글로벌 자동차 부문 책임자는 미국 자동차업체 최고경영진들이 중국 경쟁자의 미국 진입 가능성에 "매우 편집증이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이 중국 기업의 빠른 제품 개발 방식을 어떻게 따라할지, 중국 진입을 막을지 아니면 "교두보 제공"으로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YD, 포드 추월해 세계 6위 도약


중국 자동차업체의 위협은 이미 현실이 됐다.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2025년 글로벌 판매 460만대를 기록해 포드(440만대)를 처음으로 제쳤다. 이는 BYD를 세계 6위 자동차업체로 끌어올렸고, 포드는 7위로 내려앉았다. 5년 전만 해도 포드의 판매량이 BYD5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역전이다.

BYD2025년 전기차 판매에서도 225만대로 테슬라를 제쳤으며, 해외수출은 105만대로 전체 판매의 25%를 차지했다. 포드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는 지난 10일 실적 발표에서 중국 자동차 산업을 전 세계 자동차업체가 대응해야 할 "와일드카드"라고 경고했다.

반면 포드는 202582억 달러(1184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전기차 사업만으로 48억 달러(693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포드는 195억 달러(281500억 원), 제너럴모터스(GM)60억 달러(86600억 원)의 전기차 투자 손상을 처리했다.

캐나다 관세 인하로 '포위망' 현실화


미국 업계의 우려를 더 키운 것은 캐나다의 정책 전환이다.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는 지난달 16일 베이징에서 중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중국 전기차 49000대에 6.1%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부과한 100% 관세를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5년간 수입 물량이 7만대로 늘어난다.

중국은 대신 캐나다산 유채씨에 대한 관세를 84%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카니 총리는 "역사적이고 생산적인 이틀이었다"며 중국을 "미국보다 예측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차이나 전기차 마켓플레이스의 이리 오플레탈 최고경영자는 "캐나다로 가는 중국 전기차 물량이 제한적이지만, 일단 진입로가 생기면 완전히 되돌리기가 훨씬 어려워진다""홍수의 수문이 열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기반 컨설팅업체 시노 오토 인사이츠의 투 르 대표는 "우리는 말 그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중국 차량에 포위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제 중국 완성차업체의 해외직접투자를 놓고 멕시코, 캐나다와 경쟁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기술 필요, 진입은 두려워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딜레마는 중국 기술과 생산 노하우 없이는 글로벌 무대에서, 결국에는 미국 내에서도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다. 해법은 미국 밖에서 중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으로 보인다.

지프, 닷지, 램 브랜드를 소유한 스텔란티스는 2023년 중국 스타트업 리프모터(Leapmotor) 지분 20%를 매입해 유럽에서 판매망과 공장을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포드는 유럽에서 생산능력과 차량 플랫폼을 공유하는 지리와의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다. 포드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관계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중간 단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포드는 샤오미, BYD와도 잠재적 미래 파트너십에 관해 논의했다고 여러 소식통이 전했다. 포드는 "다양한 주제로 많은 회사와 늘 논의한다. 때로는 결실을 맺고 때로는 그렇지 않다"고만 밝혔다.

켈리 블루북의 션 터커 편집장은 디트로이트 자동차업체들이 더 크고 이윤이 높은 모델로 장기간 이동하면서 저가 시장에 "큰 구멍"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갑자기 내일 나타난다면 다른 어떤 자동차업체보다 먼저 그 수요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 블루북의 션 터커 편집장은 디트로이트 자동차업체들이 더 크고 이윤이 높은 모델로 장기간 이동하면서 저가 시장에 "큰 구멍"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갑자기 내일 나타난다면 다른 어떤 자동차업체보다 먼저 그 수요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젊은 층 76% "중국차 고려"…업계도 진출 불가피 전망


미국 소비자들의 중국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40세 미만 젊은 층의 76%가 중국 브랜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전체 소비자로 확대하면 52%가 중국 브랜드 구매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41%에서 1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중국 브랜드 인지도도 202452%에서 202565%로 상승했다. 화웨이가 가장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로 나타났고(27%), 샤오미(23%), BYD(19%)가 뒤를 이었다.

다만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국가안보 우려는 여전히 높다. 조사 응답자의 77%가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79%가 국가안보를 걱정한다고 답했다. 이는 2024년 각각 80%, 82%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업계도 중국차 진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케리건 어드바이저스가 지난해 5월 실시한 자동차업계 경영진 조사에서는 76%가 중국 자동차업체가 결국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70%는 이로 인한 재정적 영향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2024년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한 이후 사실상 중국차 수입을 차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7년부터는 인터넷 연결 기능이 있는 차량의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사용을 금지한다.

바이든 행정부 국가경제위원회에서 100% 관세 계획을 개발한 나브테즈 딜론은 "관세 논리적 근거는 여전히 유효하며 계속 유효할 것"이라며 미국 자동차업체와 부품업체가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4월 트럼프 방중서 자동차 논의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에서 만나 무역 휴전에 합의했으며, 이번 베이징 방문에서 무역 휴전을 1년 연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지난 5일 전화 통화에서 농산물 구매, 희토류 수출 규제 완화 등을 논의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매를 이번 시즌 2000만 톤, 다음 시즌 2500만 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트럼프는 통화 내용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4월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산업 협력이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중국차 공장 건설은 기술 이전, 일자리 창출, 국가안보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기간에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