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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팔고 해외로"… S&P 500 멈출 때 해외 주식펀드 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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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팔고 해외로"… S&P 500 멈출 때 해외 주식펀드 8% 올랐다

달러 약세·관세 충격에 월가 전문가 5인 "해외 비중 더 늘려야"
'셀 아메리카' 대 '트림 아메리카'… 구조적 전환이냐 일시 조정이냐
미국 주식만 사면 된다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와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월가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해외 주식 비중을 잇따라 늘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식만 사면 된다"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와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월가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해외 주식 비중을 잇따라 늘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주식만 사면 된다"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와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월가 자산운용 전문가들이 해외 주식 비중을 잇따라 늘리고 있다.

지난 18(현지시간)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 최고투자책임자(CIO) 5명 모두 "해외 주식 없는 포트폴리오는 어리석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20년 미국 독주 끝나나… 수치가 말해 준다


올해 들어 S&P 500 지수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이와 달리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주식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ACWI 미국 제외 상장지수펀드(ACWX)는 스파이더 S&P 500 상장지수펀드(SPY)7%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ACWX는 지난해에도 SPY8%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투자분석 플랫폼 포트폴리오랩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ACWX 수익률은 8.74%인 반면 SPY-0.10%에 그쳤다. 미국 금융매체 벤징가는 최근 "2025년 초부터 미국 주식과 미국 외 주식의 수익률 격차가 25%포인트에 이른다""단순한 순환 조정이 아니라 패권 교체의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부터 2025년 초까지 14년간 SPYACWX300%포인트 넘게 앞섰다. 그 흐름이 2025년을 기점으로 뚜렷하게 꺾인 것이다.

더 씨아이오 그룹의 데이비드 베일린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배런스에 "지난해 초부터 올 1월 말까지 비미국 주식 비중을 5%포인트 높여 포트폴리오의 21%를 해외 주식으로 채웠다""지난해 국제 주식 강세는 달러 약세가 주된 원인이었지만 올해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달러 패권'에 균열… 관세가 바꾸는 판세


베일린은 그 배경으로 구조적 변화를 꼽았다. 그는 "대법원이 관세에 어떤 판결을 내리든 현 행정부는 다른 수단으로 관세를 계속 활용할 것"이라며 "관세는 미국 경쟁력을 갉아먹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미국 대신 비미국 대안을 찾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그는 구체적 수치를 들었다. 전 세계 데이터의 92%가 미국 기업 서버에 저장돼 있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60%가 미국산이다. 비자·마스터카드·페이팔 같은 미국 기업들이 전 세계 결제의 95% 이상을 처리하며, 나라와 나라 사이의 무역 대금도 대부분 달러로 오간다. 쉽게 말해 누군가 해외에서 물건값을 카드로 내거나, 나라 간에 석유·곡물을 사고팔 때 그 거래 대부분이 미국 기업의 결제 시스템과 미국 화폐를 거쳐야 한다. 베일린은 "바로 이 지배력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두 번째 물결'로 나타나고 있다""트럼프 임기가 끝나도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던 웰스 매니지먼트의 스티브 터크우드 투자이사는 "지난해 해외 주식 비중을 줄였다가 손해를 봤다""올해는 기준 지수인 MSCI ACWI 투자가능시장지수(IMI) 수준으로 비중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주목할 점은 미국 밖에서는 가치주가 성장주를 앞서고 있다는 것"이라며 선진국과 신흥시장에서 우량·가치주 중심으로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튜어드 파트너스의 켄 로반 자산관리사는 "'셀 아메리카'는 지나친 표현"이라면서도 "미국 예외주의 서사가 극단화되면서 '중국은 투자 불가, 유럽은 죽었다'는 인식이 퍼졌고, 그게 밸류에이션 격차를 과도하게 벌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그 격차가 좁혀지는 평균 회귀 국면"이라며 "미국 주식이 세계 시가총액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해 괴리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신중론도 만만찮아… 달러·기술력은 아직 미국 편


해외 주식 강세론이 우세한 가운데 신중론도 만만찮다.

피델리스 캐피털의 닐 엘리스 창립 파트너 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해외 주식에서 미국 투자자들이 얻는 수익 상당 부분은 실제로 환율 변화에서 나온다""달러 방향을 장기적으로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약세 요인이 있는 건 사실이나, 강세 요인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엘리스는 기술력 측면에서 미국 우위도 강조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생산성을 이끄는 건 기술 혁신과 인구 구조인데, 지수에서 기술주가 차지하는 비중만 봐도 미국이 압도적으로 앞선다""나는 아직 '바이 아메리카' 쪽에 서 있고 신흥시장 일부를 기회가 될 때 추가하는 전략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던햄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라이언 다이크먼스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도 "'셀 아메리카'보다는 '트림 아메리카(미국 주식 일부 정리)'가 맞는 표현"이라며 "미국 시장을 지지하는 요인이 여전히 많지만, 현 밸류에이션은 완벽한 시나리오를 이미 주가에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완벽한 상황이 오지 않으면 20~30% 하락도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투자자들을 유럽과 신흥시장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