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AI 굴레 씌워라" 거물들의 역설… 엔비디아·MS 덮치는 '규제 할인율' 경보

글로벌이코노믹

"AI 굴레 씌워라" 거물들의 역설… 엔비디아·MS 덮치는 '규제 할인율' 경보

앤트로픽 CEO "안전 비용 탓에 생존 위협"…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멍드는 AI 수익성
MS, '진위 라벨링' 표준 선점하며 규제 장벽 구축… 2026년 AI 밸류에이션 '신뢰'가 가른다
투자 지갑 닫게 하는 3대 리스크: 비용 전가 불능·학습 데이터 고갈·손해배상 책임론
인공지능(AI) 혁명의 최전선에 선 기업들이 돌연 우리를 규제해달라며 브레이크를 요청하고 나섰다. 단순한 도덕적 호소가 아니라, 눈앞에 닥친 법적 책임과 천문학적인 '안전 유지비'를 감당하기 위해 규제라는 울타리 안으로 숨어들려는 생존 전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혁명의 최전선에 선 기업들이 돌연 "우리를 규제해달라"며 브레이크를 요청하고 나섰다. 단순한 도덕적 호소가 아니라, 눈앞에 닥친 법적 책임과 천문학적인 '안전 유지비'를 감당하기 위해 규제라는 울타리 안으로 숨어들려는 생존 전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혁명의 최전선에 선 기업들이 돌연 "우리를 규제해달라"며 브레이크를 요청하고 나섰다. 단순한 도덕적 호소가 아니라, 눈앞에 닥친 법적 책임과 천문학적인 '안전 유지비'를 감당하기 위해 규제라는 울타리 안으로 숨어들려는 생존 전략이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수익과 안전 사이의 고통스러운 갈등을 고백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AI 콘텐츠에 '꼬리표'를 다는 기술 표준을 제안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는 8월 캘리포니아 AI 투명성법 발효를 기점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은 AI 기업의 가치를 매길 때 규제 준수 비용을 차감하는 이른바 '규제 할인율)'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외신 보도와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AI 기업들은 이제 '혁신의 속도'가 아닌 '규제의 방어력'으로 기업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AI 안전·규제 관련 비용 및 재무적 영향.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AI 안전·규제 관련 비용 및 재무적 영향.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착한 AI의 대가" 앤트로픽의 비명… "안전장치가 수익성 갉아먹는다

지난 18(현지시각) 포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윤리적 AI'를 지향하는 앤트로픽이 심각한 수익성 가동 저하 문제에 직면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경쟁사보다 더 엄격한 안전 기준을 적용하느라 사업 운영의 난도가 극심해졌다""10배의 매출 성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안전 점검을 수행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을 건 전쟁"이라고 토로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380억 달러(55조 원)라는 기록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흑자 전환 벽은 높다. 일반적인 검색 서비스는 한 번의 요청에 드는 비용이 거의 '0'에 가깝지만, AI 서비스는 명령어 하나를 처리할 때마다 고가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여기에 '안전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한 추가 연산 과정이 더해지면 수익성은 더욱 나빠진다.

투자자들이 2028700억 달러(1014,600억 원) 매출 약속에도 불구하고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MS'진위 라벨' 승부수… 규제를 경쟁자 축출 도구로


MSAI가 만든 가짜 콘텐츠를 구별하는 '디지털 라벨링' 표준을 들고나오며 규제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MS AI 안전 연구팀이 제안한 이 기술은 콘텐츠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나 수학적 지문을 심어 출처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에릭 호르비츠 MS 최고과학책임자(CSO)"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원하는 대중에게 선택받는 공급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공익을 내세우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본력이 부족한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지 못할 높은 '규제 장벽'을 세워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MS 역시 이 라벨링이 이용자의 몰입을 방해해 광고 수익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자사 플랫폼 전체 적용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갑 닫는 투자자들… AI 주가 짓누르는 '3대 신뢰 리스크


증권가에서는 AI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AI 관련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산정'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다. 특히 엔비디아와 MS 같은 대장주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하방 압력이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비용 전가 능력의 한계다. 프롬프트당 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규제 준수 비용까지 더해질 경우, 이를 구독료에 전가하지 못하는 기업은 영업이익률이 급감할 수 있다.

둘째 데이터 학습권 제한이다. 저작권 및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화되면 학습 데이터 확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며, 이는 엔비디아 등 하드웨어 업체에 대한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책임론 리스크다. AI가 생성한 가짜 정보로 인한 사회적 피해에 대해 기업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경우, 예상치 못한 대규모 징벌적 손해배상금이 밸류에이션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UC 버클리의 해니 파리드 교수는 "빅테크들이 규제를 외치는 것은 역설적으로 규제가 없을 때 닥칠 사회적 책임의 폭풍이 더 두렵기 때문"이라며 "앞으로의 AI 패권은 기술력이 아니라,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며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AI 규제가 왜 내 주식 값을 떨어뜨릴까?


시장에서는 "규제가 생기는 것과 내 지갑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묻는다. 지금까지 AI 기업들은 남이 만든 글이나 그림을 마음껏 가져다 쓰며 '공짜'로 학습해왔다. 하지만 규제가 법으로 굳어지면, 이제는 모든 정보에 '통행료(저작권료)'를 내야 한다. 또한, AI가 거짓말을 해서 누군가 피해를 보면, 예전에는 "기계가 한 일"로 넘어갔지만, 이제는 '벌금(배상금)'을 내야 한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은 그대로인데 나가는 돈(규제 비용)만 많아지니 기업의 실제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이 엔비디아나 MS 주식을 살 때 예전만큼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가격을 깎으려 드는 이유, '규제 할인율'이 적용되는 배경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