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무기 뺏긴 채 치러지는 3월 정상회담 시진핑 반도체 금지 해제 역습 예고
콩 카드 되찾고 희토류로 압박하는 중국의 반격에 트럼프는 우회로 찾기 고전
콩 카드 되찾고 희토류로 압박하는 중국의 반격에 트럼프는 우회로 찾기 고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행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던 보편적 관세 정책이 사법부의 제동으로 동력을 잃으면서 국제 무역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을 무효화한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공교롭게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때 강력한 관세 위협으로 중국을 압박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핵심 무기를 잃은 채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었다.
미국의 글로벌 경제 매체인 블룸버그가 2월 2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떠한 이유로든 즉각적으로 관세를 올릴 수 있었던 초법적 능력을 상실함에 따라 시진핑 주석은 한층 강화된 협상력을 갖고 협상 테이블에 나서게 되었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미 대통령의 3월 31일 베이징 방문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내려진 이번 대법원 판결은 트럼프가 중국을 상대로 휘두르던 핵심 지렛대를 제거한 셈이다.
지배력 잃은 트럼프와 되살아난 중국의 콩 카드
지난해 145퍼센트까지 치솟았던 관세 위협이 사라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규모 농산물이나 항공기 구매를 강요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로 인해 과거 관세 협상의 조건이었던 중국의 미국산 콩 구매 약속 등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만약 기존 관세가 불법으로 간주된다면 중국은 이를 지렛대 삼아 구매 약속을 철회하거나 새로운 조건을 내걸 수 있는 이른바 콩 카드를 다시 손에 쥐게 된다.
반도체 금지 해제와 희토류 무기화 노리는 시진핑의 반격
협상 우위를 점한 시진핑 팀은 이제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접근권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기업들에 가해진 각종 무역 제한 조치의 해제와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압박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미국 제조업의 필수 자원인 희토류 공급을 담보로 미국의 칩 설계 소프트웨어나 항공기 부품 수출 통제를 풀라는 역제안을 던질 수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우회로 찾는 미국과 선전포고 없는 수출 밀어내기 전쟁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이 무효화한 긴급 관세 대신 무역법 301조나 232조 등을 동원한 우회 압박 전략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구들은 조사에만 수개월이 걸려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틈을 타 중국 수출 기업들은 관세가 일시적으로 낮아진 시기를 활용해 미국행 화물 선적을 대거 앞당기는 선행 수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월 정상회담 전까지 낮은 관세 혜택을 보기 위한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이 쏟아지며 물류 대란이 재현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안갯속으로 빠진 미중 무역 관계와 정상회담의 향방
사법부의 판결이 미중 경제 관계를 근본적으로 되돌리지는 못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집행 권한을 남용할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은 분명하다. 중국 당국은 트럼프의 방문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규칙이 무너진 전장에서 시진핑 주석이 얻은 뜻밖의 기회가 3월 베이징 회담에서 어떤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지에 따라 향후 4년의 세계 경제 지도가 다시 그려질 전망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