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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서 수 시간 내 완전 분해…‘플라스틱 없는 바다’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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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서 수 시간 내 완전 분해…‘플라스틱 없는 바다’ 열린다

식물 성분 신소재 'CMCSP' 개발…미세플라스틱 발생 차단하는 ‘염분 반응’ 핵심
친환경 포장재 상용화 성큼…재활용 효율 극대화한 ‘순환형 시스템’ 구축 기대
바닷물 속 염분과 반응해 수 시간 안에 미세플라스틱 없이 완전히 녹아 없어지는 식물 유래 신소재 플라스틱이 개발되었다. 사진=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바닷물 속 염분과 반응해 수 시간 안에 미세플라스틱 없이 완전히 녹아 없어지는 식물 유래 신소재 플라스틱이 개발되었다. 사진=제미나이3

바닷물 속 염분과 반응해 수 시간 안에 미세플라스틱 없이 완전히 녹아 없어지는 식물 유래 신소재 플라스틱이 개발되어 해양 오염 해결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화학회지(JACS)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창성물성과학연구센터(CEMS) 아이다 타조 박사팀은 카르복시메틸 셀룰로오스(CMC)를 활용한 혁신적인 해수 용해성 플라스틱 소재를 선보였다.

소금물 닿으면 분자 결합 해체…미세플라스틱 원천 차단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카르복시메틸 셀룰로오스 기반 자가 조립 고분자(CMCSP)’다. 지구에서 가장 흔한 천연 고분자인 셀룰로오스를 변형해 만든 이 소재는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차별화되는 특징을 지닌다.
기존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프로필렌(PP) 같은 일반 플라스틱은 자연 상태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을 생성한다. 이는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먹이사슬을 거쳐 인체까지 위협한다.

반면 CMCSP는 바닷물 속 나트륨과 염화 이온이 소재 내부의 이온 결합을 약화시키는 원리를 이용한다. 바다에 투입된 CMCSP는 수 시간 안에 수용성 성분으로 완전히 녹아 미세플라스틱을 남기지 않는다.

강도·유연성 확보해 상용화 단계 진입…신선식품 포장재 활용


이번 연구는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아이다 박사팀은 이온 중합 공법을 통해 CMCSP의 내구성을 보완했다.

연구 결과, CMCSP로 만든 경량 비닐봉지는 과일이나 채소를 담아 운반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와 유연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적인 생분해성 수지는 특정 온도나 산업용 퇴비화 시설 등 특수한 조건이 갖춰져야 분해되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CMCSP는 바다나 강 등 실제 오염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염분 작용만으로 신속하게 사라진다. 아이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소재가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생활에 쓰일 수 있는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13조 원 생분해 시장의 ‘게임 체인저’…규제 장벽 넘을 열쇠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글로벌 산업 지형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은 해마다 17.6%씩 성장해 오는 2026년 92억8000만 달러(약 13조3600억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CMCSP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천연 자원인 셀룰로오스를 원료로 삼아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며, 기존 플라스틱 생산 설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제조 혁신과 선제적 투자…글로벌 화학사 ‘포스트 플라스틱’ 각축


상용화를 뒷받침하는 대량 생산 공정은 상온의 물속에서 혼합하는 방식인 ‘수계 기반 이온 중합’을 채택하여 탄소 배출과 설비 비용을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LG화학 등 국내기업들은 물론 BASF와 같은 글로벌 화학사들도 해양 생분해 소재 시장 선점을 위해 R&D와 시설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국제 해사 기구(IMO)와 유럽 연합(EU)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CMCSP가 신선식품 및 물류 포장재 시장의 40% 이상을 대체하며 기업들의 새로운 생존 전략이자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