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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구리 재고 ‘10년 만에 최고’… 성수기 실종 우려에 관련주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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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구리 재고 ‘10년 만에 최고’… 성수기 실종 우려에 관련주 급락

SHFE 재고 한 주간 43% 폭증, 39만 톤 돌파… LME도 1년 만에 최고치
국내 정제 구리 생산량 사상 최고치 경신… 4월 제련소 유지보수 전 공급 과잉 지속
2025년 8월 14일, 중국 장시성 간저우에 위치한 웰어센트 공장에서 구리 평판선 생산 라인에 구리 막대 코일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8월 14일, 중국 장시성 간저우에 위치한 웰어센트 공장에서 구리 평판선 생산 라인에 구리 막대 코일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구리 시장이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며 관련 주가가 일제히 고꾸라졌다.

특히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의 구리 재고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전통적인 '춘절 이후 성수기' 효과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4일(현지시각) 홍콩 푸투 뉴스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서 MMG가 10% 넘게 폭락한 것을 비롯해 장시구리, 중국유색광업(CHINFMINING) 등 주요 구리 기업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 ‘재고의 역습’… 상하이·런던 거래소 재고 동반 급증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의 최신 데이터는 시장의 비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LME 구리 재고는 최근 25만 3,700톤까지 증가하며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중국 시장이다. 2월 27일 기준 SHFE 구리 창고 재고는 전주 대비 무려 43.69% 폭증한 39만 1,529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상 중국의 춘절 연휴 이후에는 산업 가동이 본격화되며 재고가 소진되어야 하지만, 올해는 오히려 재고 축적 속도가 가파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전통적인 피크 시즌(성수기)의 재고 감소가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 사상 최고치 찍은 생산량 vs 높은 가격에 닫힌 지갑


공급 측면에서도 하방 압력이 거세다. CCB 퓨처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내 정제 구리 생산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월에는 조업 일수 감소로 일시 주춤했으나 3월부터 다시 회복세에 들어설 전망이다.

비록 4월부터 제련소들의 집중 유지보수가 예정되어 있으나, 당장 쏟아지는 물량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반면 수요는 '고가 저항'에 부딪혔다. 국제 구리 가격이 역사적 고점 부근에 머물면서 실물 소비가 위축된 것이다. 현물 시장에서는 공식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물 할인(Spot Discount)'이 지속되고 있으며, 선물 시장의 월물 간 가격 차이(스프레드)도 확대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 한국 산업계와 구리 관련주에 주는 시사점


중국발 구리 재고 폭증과 가격 하락 압력은 국내 구리 관련 기업 및 수요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S MnM, 풍산 등 구리 제련 및 가공 기업들의 수익성은 구리 가격(LME)과 연동되어 있다. 글로벌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은 단기적으로 이들 기업의 재고 평가 손실 및 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구리를 핵심 원자재로 사용하는 전선업계(LS전선, 대한전선 등)와 전기차 배터리 부품사들에게는 원가 절감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성수기 수요 부진이 글로벌 경기 침체 신호일 경우 수주 감소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4월부터 시작될 글로벌 제련소들의 유지보수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경우,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며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들은 2분기 공급망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