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주도 ‘E6’ 제안…EU 경쟁력 강화 위해 금융시장 감독 중앙집중화 추진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연합(EU) 주요 6개 경제국이 자본시장 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대형 증권거래소 등 핵심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권한을 국가가 아니라 EU 차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EU 최대 경제국들은 EU 자본시장을 통합하기 위한 장기 계획을 되살리기 위해 공동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제안은 유럽 경제가 낮은 성장률과 중국 수출 경쟁, 미국의 관세 정책, 에너지 위기 재발 가능성 등 여러 압력에 직면한 상황에서 EU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논의의 일환이다.
특히 독일이 그동안 반대해온 중앙집중형 금융 감독에 대해 입장을 바꾸며 이번 논의에 참여한 점이 주목된다.
◇ 독일·프랑스 등 ‘E6’ 공동 제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 재무부 장관들은 공동 서한에서 자본시장 감독 체계를 EU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 깊고 통합된 자본시장은 유럽의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고 경제적 주권을 높이며 공동 정책을 위한 투자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에는 대형 국경 간 증권거래소와 청산기관, 증권예탁기관, 암호화폐 거래소 등 주요 금융기관을 EU 차원의 감독 대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 방안은 파리에 본부를 둔 유럽증권시장청(ESMA)이 감독 역할을 맡는 구상이 핵심이다.
◇ EU 자본시장 통합 추진
이번 논의는 EU가 추진 중인 ‘저축·투자 연합’ 정책과도 연결돼 있다.
이 정책은 유럽 전역에 있는 수조유로 규모의 개인 저축을 생산적인 투자로 연결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본시장 통합 방안은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2024년 발표한 EU 경쟁력 보고서에서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지만 27개 회원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추진이 지연돼 왔다.
이번 제안은 우선 주요 경제국들이 공동 입장을 마련한 뒤 다른 회원국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 소규모 금융국가 반발
다만 이번 방안은 일부 회원국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특히 금융 산업 비중이 큰 룩셈부르크와 아일랜드 등은 금융 감독 권한을 EU로 넘길 경우 자국 금융 산업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질 로트 룩셈부르크 재무부 장관은 EU 재무부 장관 회의에서 “ESMA를 중앙 감독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재무부 장관 겸 부총리도 “직접적인 감독은 각국 금융당국이 맡아야 한다”며 중앙집중식 감독에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EU가 금융 감독 권한을 EU 기관에 확대하려면 회원국 최소 15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하며 이들 국가 인구가 EU 전체의 65%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EU 회원국들은 이번 제안에 대해 늦어도 2026년 여름까지 합의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