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슨시, ADA 준수 여부 정밀 판독하는 '댁스봇' 실전 배치... 하루 11km 보행 환경 데이터화
배달 로봇 향한 거부감을 '공익적 명분'으로 정면 돌파... 보행 약자 이동권 확보의 새 지평
배달 로봇 향한 거부감을 '공익적 명분'으로 정면 돌파... 보행 약자 이동권 확보의 새 지평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텍사스주 벌레슨(Burleson) 시가 보행 약자의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보도 점검 로봇인 '댁스봇(Daxbot)'을 현장에 실전 배치하며 스마트시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IT 전문 매체 테크스팟(TechSpot)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일명 '도시 서비스 로봇'으로 불리는 이 기기가 보도의 경사도와 폭, 장애물 유무를 실시간 측정해 미국 장애인 차별 금지법(ADA) 기준 부합 여부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력 대비 3배 빠른 업무 처리... 데이터 기반의 정밀 보도 행정 구축
벌레슨시가 도입한 댁스봇은 영화 '월-E(Wall-E)' 속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친근한 외형을 갖췄으나, 내부는 첨단 센서와 지도 작성(Mapping) 기술로 채워졌다.
이 로봇의 핵심 임무는 휠체어 사용자나 유모차 이용자가 보도를 이용할 때 겪을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정조준하여 찾아내는 것이다.
과거 공무원이 수동으로 측정하던 방식과 비교해 댁스봇은 압도적인 효율성을 보여준다. 통계적으로 댁스봇은 하루 평균 최소 9.6km에서 최대 11.2km(6~7마일)에 이르는 구간을 샅샅이 훑으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는 숙련된 공무원이 같은 시간 동안 관리할 수 있는 거리보다 약 3배 더 넓은 범위다.
벌레슨 경찰서의 콜린 그레고리(Colin Gregory) 경관은 지난 12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 로봇은 휠체어 이용자가 가장 안전하고 법적 기준에 맞는 보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정밀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길을 지나는 수준을 넘어 보도의 기울기, 보행 가능한 도로 폭, 지면의 미세한 단차까지 실시간으로 수치화해 관리 당국에 전달한다.
'배달 로봇' 향한 적대감, '복지 서비스' 명분으로 정면 돌파
이번 댁스봇의 배치는 최근 미국 내에서 고조되는 '보도 로봇'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는 전략적 사례로도 읽힌다.
그간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음식 배달 로봇이나 순찰 로봇이 보행로를 점유하며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행인들이 로봇을 파손하거나 공격하는 사건이 빈번했다.
하지만 댁스봇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초기에는 기계적 등장에 경계심을 보였던 주민들도 이 기기가 장애인을 위한 보도 환경 개선이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투입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우호적인 태도로 급선회했다.
댁스봇은 행인이 다가오면 즉각 이동을 멈추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지역 사회와의 정서적 접점까지 넓히고 있다.
그레고리 경관은 "AI가 인류를 지배할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와 달리, 댁스봇은 시민의 안전한 노릇을 돕기 위해 존재하며 외형 또한 매우 친근하다"고 덧붙였다.
로봇 친화적 도시 설계의 서막... 한국형 '보행 약자 서비스'에 주는 함의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로봇을 단순한 '기계적 수단'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공 서비스'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국내 로봇 업계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 역시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보행 보조 기구 이용자가 늘고 있지만, 노후 보도의 단차나 경사도에 대한 전수 조사는 인력과 예산 문제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댁스봇 사례처럼 공공 서비스 명분을 앞세운 로봇 도입은 로봇에 대한 시민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실제 행정 효율을 극대화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댁스봇의 성공은 향후 미국 전역의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축에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업무를 대신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일자리 축소 우려라는 하방 압력이 존재하지만,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공공 영역에서의 로봇 활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은 기술의 성능보다 그 기술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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