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휴머노이드 경쟁 가속화에도 계단 보행 및 미세 조작 등 물리적 한계 노출
AI 지능과 하드웨어 출력 사이 '힘(Force) 제어' 기술 공백이 상용화 걸림돌로 작용
국내 정밀 감속기·액추에이터 업계, 고성능 '힘 감응형' 부품으로 글로벌 공급망 정조준
AI 지능과 하드웨어 출력 사이 '힘(Force) 제어' 기술 공백이 상용화 걸림돌로 작용
국내 정밀 감속기·액추에이터 업계, 고성능 '힘 감응형' 부품으로 글로벌 공급망 정조준
이미지 확대보기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복잡한 추론을 해내는 '천재적 두뇌'를 가졌음에도, 정작 계단을 오르거나 문손잡이를 돌리는 기초적 행동에서 쩔쩔매는 휴머노이드의 역설이 로봇 산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과학 전문 매체 퀀텀 매거진(Quanta Magazine)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로봇 공학이 지난 10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으나, 대중적 상용화의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다시 '물리학의 기초'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정조준했다.
데이터가 가르치지 못한 '물리의 벽'… 위치 제어의 한계
과거 2015년 DARPA 로봇 챌린지에서 맥없이 쓰러지던 '고철 랍스터' 시절과 비교하면 현재의 휴머노이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딥러닝 기반의 시각 인지와 거대언어모델(LLM)이 결합하며 로봇은 이제 사물을 인지하고 스스로 과업을 계획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지적 진보'가 곧 '물리적 완성'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MIT 임프로버블 AI 연구소의 풀킷 아그라와 소장은 "로봇이 인간처럼 작동하려면 단순한 이동을 넘어 힘(Force)과 관성을 마스터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대부분의 로봇은 특정 좌표로 몸을 옮기는 '위치 제어'에는 능숙하지만,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쥐거나 문을 밀 때 필요한 미세한 압력 조절에는 서툴다.
구글 딥마인드의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조차 영상 데이터에는 담기지 않는 '물리적 저항값'을 학습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국산 감속기 글로벌 테스트 '막바지'… 단가 경쟁력으로 승부
최근 국내 로봇 부품 업계에 따르면, 에스피지(SPG)와 에스비비테크 등 국내 정밀 감속기 기업들은 글로벌 대형 고객사 납품을 위한 최종 테스트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본 제품이 장악해온 하모닉 감속기 시장에서 국산 제품은 일본 대비 약 20~30% 낮은 단가 경쟁력을 확보하며 테슬라 옵티머스 등 양산형 로봇의 핵심 파트너로 거론된다.
하드웨어 통합 기술에서도 한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에스피지가 최근 공개한 신제품 액추에이터 'SDD' 시리즈처럼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를 하나로 묶은 통합 모듈은 로봇의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AI가 물리적 힘을 더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부품의 국산화율은 여전히 40%대에 머물러 있지만, 감속기와 액추에이터 등 핵심 구동부에서의 글로벌 테스트 통과는 한국이 '로봇 활용 강국'을 넘어 '공급망 강국'으로 도약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3사의 각축전과 '힘 제어' 부품의 세대교체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 또한 이러한 부품 혁신과 맞닿아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전동식 아틀라스(Atlas)를 통해 전신 제어의 정밀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으며, 테슬라는 저가형 양산을 목표로 방대한 주행 데이터 학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애질리티 로보틱스의 디짓(Digit)은 실제 물류 현장에서의 인간과 협업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로봇 부품 시장의 핵심 지표도 요동치고 있다. 과거 로봇 관절의 핵심이 단순히 회전력을 전달하는 감속기와 모터였다면, 이제는 외부 충격을 감지하고 토크(회전력)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고유 수용성 액추에이터'와 '6축 지면 반력 센서'가 승부처로 떠올랐다.
모터 자체가 힘 센서 노릇을 하게 만드는 기술은 로봇의 무게를 줄이면서도 외부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게 하는 핵심 동력이다.
휴머노이드가 가사 도우미나 산업 현장의 동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능'을 넘어 실제 물리적 힘을 다루는 '체화된 지능(Embodied AI)'의 완성이 필수적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출신의 스콧 쿠인더스마 박사는 힘을 '일등 시민'으로 대우하는 제어 방식이 도입되지 않는 한 완전한 자율 로봇은 요원하다고 경고했다.
앞으로 로봇 시장은 단순히 누가 더 똑똑한 AI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인간과 닮은 물리적 감각을 부품 단위에서 구현해 내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
하드웨어 강국인 한국이 이 거대한 '물리적 인공지능' 시장에서 부품 공급망의 중심축을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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