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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폴란드, 공산주의 붕괴 35년 만에 ‘세계 20위 경제국’…GDP 1조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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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폴란드, 공산주의 붕괴 35년 만에 ‘세계 20위 경제국’…GDP 1조달러 돌파

솔라리스의 전기버스. 사진=솔라리스이미지 확대보기
솔라리스의 전기버스. 사진=솔라리스

공산주의 체제 붕괴 이후 극심한 경제난을 겪던 폴란드가 35년 만에 세계 20위 규모 경제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유럽연합(EU) 평균의 85% 수준까지 올라서며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경제강국 중 하나로 평가된다.

폴란드 경제가 공산주의 붕괴 이후 급격한 변화를 거쳐 세계 20위 규모로 성장했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폴란드는 1989년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질 당시 설탕과 밀가루를 배급해야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어려웠다. 당시 폴란드 노동자의 임금은 서독 노동자의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폴란드는 연간 GDP가 1조 달러(약 1470조 원)를 넘어 스위스를 제치고 세계 20위 경제 규모에 올라섰다.

◇ 1인당 GDP 35년 만에 8배…EU 평균의 85%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폴란드의 1인당 GDP는 1990년 기준 6730달러(약 989만 원)에서 지난해 기준 5만5340달러(약 8135만 원)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EU 평균의 약 85% 수준이며 일본의 5만2039달러(약 7650만 원)와 비슷한 규모다.

또 폴란드는 2004년 EU에 가입한 이후 연평균 3.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유럽 평균 성장률 1.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폴란드 경제 성장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마르친 피옹트코프스키 코즈민스키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독립적인 사법 시스템과 공정 경쟁을 보장하는 반독점 기관, 금융 규제 체계 구축 등이 경제 성장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고 분석했다.

피옹트코프스키 교수는 “폴란드는 서방 국가들이 수백 년에 걸쳐 발전시킨 제도와 규칙을 빠르게 받아들였다”며 “폴란드 국민은 자신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EU 가입 이전부터 수십억 유로 규모의 EU 지원 자금이 유입됐고, 2004년 가입 이후에는 단일 시장 접근권을 얻은 점도 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 됐다.

◇ 전기버스·AI 산업으로 산업구조 변화


폴란드 경제 변화는 산업 구조에서도 나타난다. 포즈난에 본사를 둔 솔라리스는 현재 유럽 전기버스 시장에서 약 15% 점유율을 차지하는 주요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포즈난은 폴란드 서부에 있는 주요 도시로 폴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자 산업·학술 중심지다.

솔라리스는 1996년 크시슈토프 올셰프스키가 설립한 기업이다. 공산주의 시절 엔지니어였던 그는 자동차 정비소를 열어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버스 제조업에 진출했다.

마테우시 피가셰프스키 솔라리스 대외협력 담당자는 전기버스 개발 결정에 대해 “대기업들은 전기차 전환이 실패할 경우 잃을 것이 많았지만 우리에게는 기술 선도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포즈난 슈퍼컴퓨팅·네트워킹센터는 유럽연합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공장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 저출산·고령화는 여전히 과제


다만 폴란드 경제가 직면한 과제도 존재한다.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평균 임금도 EU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중소기업은 활발하지만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기업은 많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야체크 야슈코비아크 포즈난 시장은 앞으로 폴란드 경제가 혁신 중심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투자 확대를 언급하며 “지금은 더 고도화된 산업 활동을 폴란드에서 직접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지나 샤르체츠 포즈난경제대 교수도 “기술 발전과 혁신 측면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폴란드는 부가가치 사다리를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22년 러시아 침공 이후 폴란드로 유입된 수백만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고령화 사회에서 노동력 보충 역할을 하며 경제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폴란드 젊은 세대의 높은 교육 수준도 투자 유치에 유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전문가들은 폴란드 젊은층의 교육 수준이 독일보다 높지만 임금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조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