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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침체 직격탄… 美 오티스, ‘신축’ 버리고 ‘노후 건물 개조’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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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침체 직격탄… 美 오티스, ‘신축’ 버리고 ‘노후 건물 개조’로 승부수

주디 마크스 CEO “중국 내 리모델링 대상 엘리베이터 90만 대… 매년 10% 성장”
中 당국, 2030년까지 노후 주택 50만 세대 재생 목표… 보조금 지급으로 수요 견인
2024년 9월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주거용 건물이 촬영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9월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주거용 건물이 촬영되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건설 프로젝트에 의존하던 글로벌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사업 모델 개편에 나섰다.

세계 최대 엘리베이터 기업인 미국의 오티스(Otis)는 과거 20년간 이어온 ‘신축 단지 공급’ 중심의 전략을 버리고,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도시 재생’ 및 ‘노후 건물 현대화’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오티스는 중국의 급격한 고령화와 노후 주택 개조 수요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부동산 위기를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 “신축은 줄었지만 개조는 폭증”… 90만 대의 ‘교체 시장’ 열린다


주디 마크스(Judy Marks) 오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개발포럼’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설명하며 사업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중국에 설치된 약 1,100만 대의 엘리베이터 중 약 90만 대가 리모델링이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노후 장비로 분류된다. 이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티스는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베이징, 상하이, 충칭 등 대도시 지하철역의 노후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교체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마크스 CEO는 도시 재생 프로그램 수요가 아직 신축 시장의 공백을 다 메우지는 못했지만, 2020년대 말에는 현대화 서비스 매출이 신축 공급 매출을 넘어서는 ‘교차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 중국 5개년 계획과 ‘정책적 안정성’이 투자 동력


오티스가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핵심 이유는 중국 정부의 명확한 로드맵과 정책적 뒷받침에 있다.
중국의 최신 5개년 계획은 2030년까지 50만 세대의 노후 주택 리노베이션을 전략적 과제로 설정했다.

중국 당국은 올해 고령층의 이동 편의를 위해 노후 주택 내 엘리베이터 설치 보조금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 부양과 인구 고령화 대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포석이다.

마크스 CEO는 "비즈니스 리더로서 가장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성"이라며 "중국은 5개년 계획을 통해 명확한 시장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 미·중 갈등의 ‘안전지대’… 공급망 재편으로 리스크 관리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오티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오티스는 방위 기술이나 첨단 전략 기술 분야가 아니기에 양국 관계 악화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적다.

중국 공장 생산분은 대부분 중국 내수 시장에 공급하고, 미국 시장용은 미국 내 시설에서 생산하는 ‘현지 생산-현지 소비’ 체계를 구축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했다.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 통제에 대해서도 스페인 공장에 1년 치 공급량을 선제 확보하는 등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한 상태다.

◇ 한국 건설업계에 주는 시사점


중국의 사례처럼 한국 역시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 시 엘리베이터 교체와 스마트 홈 연동 시스템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등 국내 기업들은 단순 교체를 넘어 AI 진단 및 유지보수 서비스 모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도시 재생 사업에 발맞춰 저소음·고효율·고령자 친화적 승강기 부품과 IoT 솔루션을 보유한 국내 중소 소부장 기업들의 수출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오티스가 중국 기술자 800명을 매년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처럼,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 유지를 위한 전문 유지보수 인력 확보가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