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성게형' 기뢰 수백 발 살포 위협… 미 항공모함·LNG선 '접근 불가' 비대칭 전력
미 해군 소해 전력 10분의 1 토막… 검증 안 된 '무인 로봇' 투입에 선주들 "운항 거부"
에너지 공급망 마비 장기화 우려… 유가 '전쟁 프리미엄' 및 해상 보험료 폭등 불가피
미 해군 소해 전력 10분의 1 토막… 검증 안 된 '무인 로봇' 투입에 선주들 "운항 거부"
에너지 공급망 마비 장기화 우려… 유가 '전쟁 프리미엄' 및 해상 보험료 폭등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전직 영국 해군 장교 알렉산더 울리의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재개방이라는 정치적 승리를 거두더라도, 기뢰 제거(소해) 작업에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실질적인 통항 안전 확보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도했다.
'바다의 성게' 기뢰의 습격… 유조선 침몰 넘어 환경 재앙 우려
해군 기뢰는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거나 줄에 묶여 떠다니며 목표물을 기다리는 무기로, 전문가들은 이를 "활동성은 낮지만, 치명적인 성게"에 비유한다. 현재 이란은 '마함(Maham)' 시리즈 등 수십 발에서 많게는 수백 발의 기뢰를 살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뢰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뉘어 소해 작업을 방해한다. 첫째 계류 기뢰다. 수면 아래 일정 깊이에 떠 있어 육안 식별이 어렵다. 둘째 해저 기뢰다. 바다 바닥에 매설되어 소나(음파탐지기)로도 찾기 힘들다. 셋째 감응 기뢰다. 선박의 자기장이나 소음을 감지해 폭발하며, 탐지 시도를 공격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특히 유조선이 기뢰에 접촉해 하부가 파손될 경우, 드론 공격보다 훨씬 빠르게 침몰하며 대규모 원유 유출로 인한 환경 재앙을 초래한다. 미 해군 통계에 따르면 과거 기뢰에 피격된 함정의 척당 수리비는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른다.
7.5조 달러 물류의 목줄… '1974년 수에즈'보다 더 가혹한 시나리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1%(하루 약 2100만 배럴)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는 세계 경제에 치명적이다. 특히 카타르산 LNG 물량의 대부분이 이 좁은 길목을 지난다.
과거 1974년 수에즈 운하 재개방 사례는 주목할 교훈이다. 당시 이집트가 운하 개방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영·이집트 연합군이 소해함과 헬기, 폭발물 처리반(EOD)을 총동원해 기뢰를 제거하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다. 울리 소장은 "바닷물 속은 시야 확보가 어려워 모래에 파묻힌 기뢰를 찾는 것은 넙치를 찾는 것만큼이나 지루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 '탱커 전쟁' 당시에도 단 몇 발의 기뢰만으로 유조선 운항이 중단되고 보험료가 10배 이상 폭등했던 전례가 있다.
미 해군 '소해 전력 공백' 쇼크… 신기술은 '실전 미검증'
이를 대체하기 위해 투입된 연안전투함(LCS)의 무인 소해 체계(UUV·USV)는 잦은 고장과 유지비 문제로 "고강도 교전 상황에서 생존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제로 중동에 배치된 LCS 3척 중 2척은 현재 정비를 위해 싱가포르 등지에 머물고 있어 해협 인근 소해 전력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영국 해군 역시 지난해 바레인 상주 소해함을 철수시키는 등 동맹국들의 지원 능력도 한계에 다다랐다.
시장의 냉혹한 결론… "안전 증명 전까진 열린 게 아니다"
해운업계와 금융권의 시각은 냉정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이 열렸다"고 선언하더라도, 보험사가 '전쟁 위험 할증료(War Risk Premium)'를 유지하고 선주들이 운항을 거부한다면 경제적 폐쇄 상태는 지속된다.
향후 시장이 주목해야 할 체크포인트는 △해상 보험료 추이(소해 작업 진척도에 따른 보험 요율 하향 여부) △희망봉 우회 항로 비용(호르무즈 마비 시 아프리카 남단 우회에 따른 추가 연료비 및 용선료 부담) △다국적 소해 연합군 구성(미국 외에 일본(자위대 소해 능력 최상위권), 영국의 실전 전력 투입 속도)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정치적 타협으로 '종이 위'에서는 열릴 수 있지만, 바닷속 숨겨진 기뢰가 모두 제거되기 전까지 '바닷길'은 열리지 않는다. 정부와 기업들은 해협 개방 선언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질 에너지 수급 불안과 물류비 상승 시나리오에 대비한 '플랜 B'를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