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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르그섬 장악 가능성 거론…이란 “미국 종전안 비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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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르그섬 장악 가능성 거론…이란 “미국 종전안 비현실적”

FT와 인터뷰서 "이란 석유 가져오고 싶다"


이란 하르그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하르그섬. 사진=로이터


이란이 미국의 종전 제안을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낙관론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장악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중동 전쟁은 외교 교착 속에 군사적 긴장이 더 높아지는 양상이다.
30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15개항 종전안에 대해 “과도하고 비현실적이며 비논리적인 요구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과 미국 사이에 직접 협상은 없었고 미국의 메시지는 중재국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언론 인터뷰와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이뤄진 문답에서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고 싶다”고 말하며 하르그섬을 장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는 핵심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란은 미국의 제안을 수용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함께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하르그섬 점령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를 올해 초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이 석유 산업 통제권을 확보한 사례와 비교하며 “장기간 주둔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말하며 군사 옵션을 열어둔 동시에 협상도 병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파키스탄을 통한 간접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란에 4월 6일까지 합의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미국은 실제 군사적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동 지역에 약 1만명의 병력 추가 배치를 결정했으며 이 가운데 약 3500명이 최근 도착했다. 해병대 약 2200명과 공수부대 병력도 순차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CNN은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이 하르그섬 점령에 나설 경우 오히려 미군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이 이란의 핵심 방어 거점으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노출돼 있어 작전 위험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란은 최근 하르그섬에 병력과 방공 전력을 추가 배치하고 각종 방어 준비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렌트유도 급등했다. CNN과 FT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30일 장중 배럴당 116달러대(약 17만6000원)까지 올랐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0달러대 초반(약 15만원대)을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되기 전 배럴당 73달러(약 11만1000원) 수준이었지만 이후 50% 넘게 상승했다.

CNN은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아시아가 가장 먼저 원유 재고 감소 영향을 받고 있고 유럽과 아프리카도 다음달부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JP모건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자체 생산 여력이 있어 단기 실물 부족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가격 상승 압력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황도 악화하고 있다. 이란 국영·반관영 매체는 테헤란 서쪽 파르디스의 한 고아원 단지가 미국·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최소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 공격으로 미군 12명이 부상하고 공중조기경보통제기(E-3 센트리)가 손상되는 등 군사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 하이파만 정유시설 역시 요격된 공격 잔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의 이스라엘 공격, 레바논 남부에서의 이스라엘 작전 확대 등으로 전선은 더 넓어지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나흘 전 이스라엘이 사망시켰다고 주장한 알리레자 탕시리 해군사령관의 사망도 공식 확인했다.

외교적 접촉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가 여전히 커 협상 진전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