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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마의 95%’ 수율 넘었다… 대만·미국 주도 화합물 시장 ‘게임 체인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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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마의 95%’ 수율 넘었다… 대만·미국 주도 화합물 시장 ‘게임 체인저’ 부상

4인치 웨이퍼 전환으로 생산성 1.8배↑… 수입 의존도 90% 국방·우주 핵심 소자 '기술 주권' 확보

헬륨 가격 50% 폭등 리스크, 90% 재활용 공정으로 맞불… '설계-제조' 풀스택 생태계 완성
한국나노기술원(KANC)이 국산화율 10% 미만이던 국방·우주 핵심소자인 4인치 갈륨비소(GaAs) 반도체 공정 수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대만 윈세미컨덕터(WIN Semi) 등 글로벌 강자들이 독점하던 화합물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한국이 본격 진입하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한국나노기술원(KANC)이 국산화율 10% 미만이던 국방·우주 핵심소자인 4인치 갈륨비소(GaAs) 반도체 공정 수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대만 윈세미컨덕터(WIN Semi) 등 글로벌 강자들이 독점하던 화합물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한국이 본격 진입하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국나노기술원(KANC)이 국산화율 10% 미만이던 국방·우주 핵심소자인 4인치 갈륨비소(GaAs) 반도체 공정 수율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대만 윈세미컨덕터(WIN Semi) 등 글로벌 강자들이 독점하던 화합물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 한국이 본격 진입하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 2(현지시간) 디지타임스(Digitimes) 보도를 보면, 한국나노기술원(KANC)은 차세대 통신·방산 소자인 4인치 갈륨비소(GaAs) 변형 고전자 이동도 트랜지스터(mHEMT) 양산 공정에서 95% 이상의 수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그간 미국과 일본 기술에 전적으로 의지해온 국방용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와 저궤도 위성 통신용 핵심 칩을 우리 기술로 직접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뜻한다. 특히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헬륨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국내 반도체 업계는 90%에 달하는 재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며 공급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3인치 한계 뚫고 ‘1.8생산성 확보… 글로벌 경쟁 구도 재편


왜 지금 한국의 4인치 GaAs 공정 성공에 주목해야 할까. 갈륨비소는 기존 실리콘(Si) 반도체보다 전자 이동 속도가 5~6배 빨라 초고주파 대역에서 신호 왜곡 없이 강한 증폭이 가능하다. 하지만 소재가 쉽게 부러지는 특성 탓에 국내 공정은 그간 2~3인치 수준의 소형 웨이퍼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4인치 플랫폼 전환은 단순한 크기 확대를 넘어선다. 4인치 웨이퍼는 기존 3인치 대비 면적이 넓어 칩 생산량이 약 1.7~1.8배 증가한다. 여기에 95%라는 경이적인 수율이 결합되면 제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가 글로벌 GaAs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하는 대만의 윈세미컨덕터(WIN Semiconductors)나 미국의 코보(Qorvo), 스카이웍스(Skyworks)가 장악한 니치(Niche) 시장에 한국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계부터 양산까지PDK·MPW로 완성하는 풀스택 생태계


기술원은 제조 공정 확보에 그치지 않고,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을 위한 공정설계키트(PDK) 개발과 다중 프로젝트 웨이퍼(MPW)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우선, PDK(설계 독립)이다. 설계 도면이 실제 라인에서 구현되는지 시뮬레이션하는 데이터 세트로, 해외 파운드리에 설계를 맡길 때 발생하는 기술 유출 우려와 고비용 문제를 해결한다.

또한, MPW(진입 장벽 완화). 한 장의 웨이퍼에 여러 기업의 설계안을 얹어 시제품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스타트업의 개발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공정 확보를 넘어, 설계–제조–양산으로 이어지는 '풀스택 화합물 반도체 생태계' 구축의 출발점으로 평가한다. 특히 고출력 레이더용 질화갈륨(GaN)과 초고주파 증폭용 갈륨비소(GaAs) 기술이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며 한국의 방산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헬륨 50% 폭등에도 ‘90% 재활용시스템으로 방어


공급망 리스크 관리도 체계적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헬륨 현물 가격이 일주일 새 50%나 급등했다. 한국은 헬륨 수입의 65%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어 구조적 취약성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사는 이미 4~6개월 치의 재고를 확보했으며, 첨단공정에 도입된 헬륨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사용량의 90%를 회수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헬륨은 AI 반도체뿐 아니라 MRI, 우주 산업까지 공유하는 전략 자원인 만큼 향후 구조적 공급 불안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자원 회수 기술 고도화가 향후 반도체 단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메모리 넘어 기술 주권시대로… 우리가 주목할 3대 지표


그동안 메모리 초격차에 집중했던 한국 반도체가 이제 RF(무선주파수우주·국방 등 화합물 반도체 영역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경제적 이익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기술 주권'의 확립이다.

앞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① 국내 팹리스의 GaAs 기반 칩 설계 및 채택률 변화, ② 저궤도 위성(Starlink ) 통신 시장에서의 국산 소자 점유율, ③ 헬륨 등 희귀 가스의 국산화 및 대체 기술 확보 여부다. 정부는 최근 '화합물 반도체 기술 거점 구축' 정책을 통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대만 등 선도국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자 설계 역량 강화와 파운드리 생태계에 대한 보다 과감한 민관 합작 투자가 시급한 과제로 남는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