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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 플랫폼 노동자 직격탄…“장거리 호출 포기·근무시간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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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 플랫폼 노동자 직격탄…“장거리 호출 포기·근무시간 늘린다”

지난 2022년 8월 10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우버이츠 배달원이 자전거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2년 8월 10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우버이츠 배달원이 자전거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국제 유가 상승으로 차량 호출과 배달 등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긱 노동자)들의 수익 구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연료비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일부 노동자들은 장거리 호출을 포기하거나 근무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는 우버, 리프트 같은 차량 호출이나 배달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받아 일하는 형태의 노동자를 뜻하는 것으로 ‘긱 노동자’로도 불린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가 상승이 플랫폼 노동자들의 수익을 압박하면서 근무 방식과 생계 전략까지 바꾸고 있다.

◇ “기름값 때문에 선택 바뀐다”…장거리 호출 기피


WSJ에 따르면 차량 호출 기사들은 이제 수익 계산에서 연료비를 최우선 변수로 고려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기사 조너선 마이어스는 1.2마일(약 1.9㎞) 이동에 7.02달러(약 1만원)를 받는 호출을 거부하고 13.2마일(약 21㎞) 이동에 35.59달러(약 5만3000원)를 주는 호출을 선택했다.

마이어스는 “기름값 때문에 호출 선택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너무 먼 거리는 이제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주당 최대 60시간까지 근무 시간을 늘렸고 이 과정에서 약 25%의 수익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익 감소에 생활비 절감…직업 전환 고민도


유가 상승은 고령 기사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개인 차량 서비스를 운영하는 조 데이비스는 공항까지 60~80마일(약 97~129㎞) 운행 시 80달러(약 11만9000원)를 받지만 최근에는 건당 수익이 15~20달러(약 2만2000~3만원) 줄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는 연료 효율이 더 높은 차량으로 교체했고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해지하는 등 생활비 절감에 나섰다. 공항 요금을 100달러(약 14만8000원)로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활동하는 기사 에리카 마르티네스 역시 장거리 호출을 기피하고 있다. 그는 주당 수입이 1200달러(약 178만 원)에서 700달러(약 104만 원) 수준으로 줄었다며 “기름값이 더 오르면 일을 계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플랫폼 노동 구조 흔들…공급 감소 가능성


연료비 상승은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긱 노동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평가된다.

일부 플랫폼 노동자들은 호출 선택 기준을 바꾸거나 근무 시간을 늘리는 한편, 회계 업무 등 기존 직종으로 돌아가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버와 리프트는 연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기사들은 요금 산정 구조와 각종 비용 증가로 인해 실제 수익은 줄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차량 호출 및 배달 등 플랫폼 기반 노동으로 수입을 얻는 미국인은 2014년 30만명 미만에서 2023년 약 500만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일부 긱 노동자들이 시장을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유가 상승 여파, 서비스 가격·공급에도 영향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플랫폼 노동자 개인의 수익 문제를 넘어 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료비 부담이 계속될 경우 운행 공급이 줄어들고 이는 호출 요금 상승과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생존을 위해 근무 시간 확대, 호출 선택 변화, 직업 전환까지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유가 상승이 노동시장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