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르테미스 달 착륙 2028년 가능한가…착륙선 2년 지연 실태

글로벌이코노믹

아르테미스 달 착륙 2028년 가능한가…착륙선 2년 지연 실태

스페이스X·블루오리진 달 착륙선 각각 2년·8개월 지연…나사 3월 감사보고서 확인
나사, 2월 계획 전면 수정…아르테미스 3호 달 착륙 임무 취소, 4호로 1년 연기
중국 2030년 달 착륙 공언…더 단순한 2발 로켓 방식으로 미국 추월 가능성
1971년 7월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제임스 어윈.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971년 7월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제임스 어윈. 사진=연합뉴스
달에 사람을 보낼 우주선은 준비됐는데, 달에 내려갈 착륙선이 없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Artemis) II 임무가 올해 4월 우주비행사 4명을 달 뒤편까지 보내고 무사히 귀환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달 표면에 발을 디딜 핵심 장비가 일정보다 크게 뒤처진 것으로 드러났다.

'하드웨어 없는 우주 계획'이라는 역설이 나사의 2028년 유인 달 착륙 목표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지난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착륙선 지연·계획 전면 수정…'2028년'은 정치적 데드라인


나사 감사실이 올해 3월 10일 내놓은 보고서는 현실을 냉정하게 드러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스페이스X(SpaceX)의 달 착륙용 스타십(Starship)은 당초 납기보다 최소 2년 이상 늦어졌고 추가 지연도 예상된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의 블루오리진(Blue Origin)이 개발 중인 블루문(Blue Moon) 마크2는 8개월 이상 지체된 데다, 지난해 설계 검토에서 제기된 문제 중 절반 가까이가 1년이 지나도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나사는 올해 2월 27일 아르테미스 계획 전체를 사실상 리셋했다. 개정된 계획에 따르면, 첫 유인 달 착륙 시도는 2028년 아르테미스 4호 임무로 밀렸다.

당초 달 착륙 임무였던 3호는 지구 저궤도에서 착륙선과의 도킹 절차를 점검하는 시험 비행으로 임무가 격하됐다. 재러드 아이잭먼(Jared Isaacman) 나사 국장은 케이프커내버럴 발표 현장에서 "더 빠르게 움직이고 지연을 없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발사대 징크스'는 여기서도 반복됐다. 아르테미스 II 자체가 헬륨 흐름 차단 문제와 수소 누출 탓에 두 차례 밀린 끝에 4월 1일 발사됐다.

영국 오픈대학교(Open University) 우주과학자 시미언 바버(Simeon Barber) 박사는 "발사대에서도 이렇게 어렵다면 우주 공간에서는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착륙선 크기 자체가 문제를 키웠다. 1969년 아폴로 계획 당시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을 달에 내려놓은 이글(Eagle) 모듈은 두 사람이 암석 표본을 채취하고 귀환할 수 있는 최소 규모였다.

반면 아르테미스 착륙선은 가압 이동 차량, 기지 초기 구성품 등 대규모 인프라를 실어야 한다. 이 무게를 우주로 올리려면 로켓 한 발로는 역부족이어서, 지구 궤도에 연료 저장 기지를 별도로 구축하고 10회 이상 탱커 발사를 수개월에 걸쳐 진행해야 한다.

우주 진공 속에서 초저온 액체 산소와 메탄을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우주선 사이에 주입하는 일은 전례 없는 공학 과제다.

2028년이라는 마감 기한은 기술 일정만큼이나 정치 일정에 묶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우주 정책 행정명령이 같은 해 미국인의 달 귀환을 명시하고 있어, 나사는 이 기한을 내려놓기 어렵다.

미국 의회도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이 기한에 맞춰 배정한 상태다. 독립 분석가 다수는 이 목표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보지만, 예산 줄을 쥔 의회의 시계는 거꾸로 돌고 있다.

중국의 추격·한국의 역할…'달 경제' 주도권 판도는


미국이 착륙선 개발에 발목이 잡혀 있는 사이, 중국의 시계는 조용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2030년 무렵 자국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두 발의 로켓을 활용해 승무원 모듈과 착륙선을 각각 쏘아 올리는 중국식 방식은 나사의 궤도 연료 충전 방식보다 구조적으로 훨씬 단순하다.

빌 넬슨(Bill Nelson) 나사 국장은 "중국이 2030년경 첫 유인 달 착륙을 계획하고 있다"며, 발사 빈도를 안전하게 늘리는 것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우주 패권 경쟁의 틈새에서 한국의 존재감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번 아르테미스 II 임무에는 한국이 개발한 우주방사선 관측 큐브위성 'K-라드큐브(K-RadCube)'가 탑재됐으며, 우주항공청(KASA)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전년보다 4.5% 늘린 9495억 원으로 편성하고 나사와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달 너머 화성은 더 먼 미래의 이야기다. 머스크는 이 10년 안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공언하지만, 전문가 다수는 빨라야 2040년대라고 본다.

편도 7~9개월의 비행, 강렬한 우주 방사선, 구조가 불가능한 환경, 그리고 희박한 화성 대기권에서의 착륙과 재발사는 달 착륙보다 차원이 다른 과제다.

유럽우주국(ESA) 요제프 아슈바허(Josef Aschbacher) 국장은 "달 경제는 분명히 발전할 것"이라며 "여러 요소를 갖추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Kennedy Space Center) 일대에는 블루오리진의 신축 건물과 스페이스X의 공사 현장이 나사의 오랜 시설 옆에 나란히 들어서고 있다.

민간과 정부가 함께 달을 향하는 새 판이 짜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착륙선도, 연료 보급 기술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2028년'이라는 숫자가 목표인지 구호인지는, 앞으로 2년이 말해줄 것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