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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종전 임박'… 내 주식·기름값 향방 결정할 '3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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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종전 임박'… 내 주식·기름값 향방 결정할 '3가지 숫자'

트럼프 "승리 선언"에 유가 하락·증시 낙관론 확산
'종전 합의' 진실공방 속 호르무즈 봉쇄 해제 시점이 관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종지부를 찍을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이 끝났다며 승리를 선언하자 공급 불안에 떨던 국제 유가가 즉각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종지부를 찍을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이 끝났다"며 승리를 선언하자 공급 불안에 떨던 국제 유가가 즉각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종지부를 찍을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이 끝났다"며 승리를 선언하자 공급 불안에 떨던 국제 유가가 즉각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워싱턴 내부에서는 공식 합의를 부인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시장의 '샴페인'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CNBC와 폭스비즈니스 등은 지난 15(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은 끝에 아주 가까워졌으며, 조만간 증시는 폭등(Boom)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군사적으로 그들을 완전히 제압했다""이란 당국자들이 평화 협상을 맺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가 변동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유가 변동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도표=글로벌이코노믹


"군사적 승리" 단언한 트럼프… 호르무즈 봉쇄가 끌어낸 항복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실효를 거뒀다는 자신감에서 비롯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지난 14일 밤 이란 항구로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차단하는 봉쇄 작전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 통계를 보면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요충지다. 이곳이 막히면서 이란의 국제 해상 교역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당장 철수하더라도 이란이 나라를 재건하는 데만 20년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란은 협상을 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강조했다.

실제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전쟁 발발 이후 배럴당 120달러(176500)선을 위협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휴전 연장 가능성이 제기되자 하락 폭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공급 중단으로 발생했던 시장의 혼란은 곧 가라앉고 유가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칙적 합의' vs '공식 부인'… 안갯속 평화 협상


대통령의 낙관론과 달리 백악관 실무진과 외교가에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AP통신은 미국과 이란이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현재 발효 중인 2주일간의 임시 휴전을 연장하기로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CNBC가 접촉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휴전 연장에 공식 합의한 바 없다"며 온도 차를 보였다.

현재 양국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는 "양측 간 소통은 지속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포스트를 통해 "이틀 내로 이슬라마바드 협상이 열릴 수 있다"고 예고한 것과 달리, 실무 차원에서는 여전히 세부 조율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핵 무장 포기 확약 여부가 최종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이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고수하고 있어 이란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 한 '종전'이라는 단어는 정치적 수사에 그칠 위험이 있다고 신중히 전망한다.

한국 경제 숨통 트이나… 유가 안정·공급망 복구가 관건


이란발 리스크가 해소 국면에 진입하면서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번 사태에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장 먼저 받아온 만큼, 종전 기대감만으로도 체감 효과가 적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약 0.2%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0.15%포인트 오른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 안정화될 경우 제조 원가 부담이 줄어 수출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반등을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시장 판단 위한 세 가지 확인 지표


금융투자업계는 섣부른 낙관보다는 세 가지 핵심 지표 검증을 먼저 권고한다. 첫째, 이슬라마바드 2차 협상의 실질적 성사 여부다. 구두 언급을 넘어 외교 문서가 실제로 오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완화 시점이다. 유조선 통행이 재개되는 순간이 실물 경제 회복의 실질적 기점이 된다. 셋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향방이다. 유가 하락이 실질 물가로 전이되는 속도에 따라 미 연준(Fed)의 금리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

이란 전쟁의 종결은 단순한 군사적 사건을 넘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정점 통과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다. 지도자의 정치적 발언과 실무 협상 결과 사이의 간극이 여전한 만큼,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희망적 관측보다 확인된 데이터에 기반한 냉정한 판단이 요구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