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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쇼크…토요타 멈추나, 한국 제조업 '5월 블랙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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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쇼크…토요타 멈추나, 한국 제조업 '5월 블랙홀' 경고

중동 알루미늄 의존도 70%의 함정…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생산 멈춤’ 현실화
LME 가격 13% 급등, 일본 이어 한국까지 ‘도미노 충격’ 우려
5월, 자동차 생산 라인이 멈출 수 있다. ‘이란발(發) 알루미늄 쇼크’가 글로벌 공급망의 아킬레스건을 정조준했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이란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병목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일본 제조업의 핵심 소재인 알루미늄 공급망이 붕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5월, 자동차 생산 라인이 멈출 수 있다. ‘이란발(發) 알루미늄 쇼크’가 글로벌 공급망의 아킬레스건을 정조준했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이란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병목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일본 제조업의 핵심 소재인 알루미늄 공급망이 붕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5, 자동차 생산 라인이 멈출 수 있다. ‘이란발() 알루미늄 쇼크가 글로벌 공급망의 아킬레스건을 정조준했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이란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병목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일본 제조업의 핵심 소재인 알루미늄 공급망이 붕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일본 자동차 업계가 오는 5월 이후 공장 가동 중단(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토요타·덴소 감산 돌입5월 공장 셧다운 초읽기


일본 자동차 업계는 알루미늄 수입 물량의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한다. 지난 2025년 기준 일본이 중동에서 들여온 알루미늄은 약 59만 톤에 이른다. 전쟁으로 핵심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아부다비와 바레인의 주요 정제 시설마저 타격을 입으면서, 일본 내 알루미늄 수급은 블랙홀에 빠졌다. 지난 2월 말 적대 행위가 시작된 이후 알루미늄 가격은 약 13% 폭등했다.

토요타와 덴소 등 주요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는 이미 생산량 감축에 돌입했다. 덴소는 지난 3월 말부터 월 생산량을 약 2만 대 규모로 줄였다. 자동차 엔진 부품, 피스톤, 차체 패널 등에 필수적인 알루미늄이 바닥나면서 완성차 생산 라인 전체가 멈출 위기다. 다이키 카토 카토라이트메탈 사장은 지난 3월 말 인터뷰에서 불과 한 달 만에 부품 제조에 차질이 발생했다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고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토로했다.

미국은 안전지대’, 일본·한국은 최전선… 구조적 취약성 드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본 산업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미국 기업들이 주로 북미와 캐나다에서 알루미늄을 조달해 타격이 미미한 것과 대조적이다. S&P글로벌의 마사토시 니시모토 분석가는 일본을 알루미늄 부족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지목하며 동남아시아, 중국, 한국 등도 공급망 위험이 높은 국가라고 분석했다.

한국 역시 알루미늄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붕괴의 직접적인 사정권에 들어섰다. S&P글로벌은 한국을 이번 중동발 알루미늄 수급 위기의 최대 리스크 국가중 하나로 지목했다. 국내 산업계는 자동차, 건설, 전자제품 등 주요 수출 품목의 핵심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정이 겹쳐 하반기 제조업 가동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공급처 다변화와 비상 재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대체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아 5월 이후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등 대체 공급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쟁이 당장 멈추더라도 파손된 정제 시설을 복구하고 페르시아만에 정체된 수백 척의 선박이 정상 운항하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JP모건 체이스 애널리스트들 역시 산업계가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공급망 블랙홀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LME 가격·호르무즈 물동량·완성차 가동률 '3대 지표' 주목


알루미늄 공급 충격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세 가지 핵심 지표를 집중 모니터링해야 한다.

첫째,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현물 가격이다. 이란 분쟁 이후 이미 13% 급등한 가운데,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자동차·부품 업체의 원가 부담은 임계점을 넘어설 수 있다. 둘째,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물동량이다. 정전협정 체결 여부보다 해상 물류의 실질적 정상화 속도가 공급망 회복의 관건이다. 셋째, 토요타·닛산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월간 가동률이다. 생산 지표가 추가 하락할 경우 2차 부품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알루미늄 쇼크는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의 구조적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한 만큼,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히 기업의 재무제표를 넘어, 그 기업이 원자재를 어디서 어떻게 수급하는지에 대한 공급망 성적표가 주가를 결정짓는 시대가 도래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